갈대는 지금도 흔들린다
몇 달 동안 매일 같이 지속하던 전화방 채팅을 박미정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대폭 줄여 버렸다. 그러다 보니 요즘 들어 하루하루 살아 가는 것이 대체로 너무나 평범하게 느껴진다. 그 만큼 상대하는 남자들이 적어진 탓일까. 어쩔 수 없이 상대해온 여러 남자들의 성격들은 조금 다를 뿐이지만, 끝에 하는 행동은 결국 언제나 그 모양 그 꼴이라는 생각이 미정의 머릿속에 잠시동안 머문다. 아내를 지닌 남자들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성적으로 굶주렸는지는 몰라도 만나면 하나같이 성난 야수같이 덤벼들어 야욕을 채운 뒤 끝내는 곯아떨어지는 꼬락서니를 요즘 들어 조금은 재미있어 하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