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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한테서 파아스 서해안의 레 섬으로 바로 떠나라는 명령의 편지를 받는다.
우리 회사에 보험을 든 생나제에르의 삼범선(三帆船)이 거기서 좌초댔다는 것을.
바로 그날 저녁으로 급행을 잡아타고 레 섬으로 향한다.
모래톱 속에 깊숙이 처박혀 있는 마리-조제프호에서 4명의 영국인 부녀와 우연히 만난다.
밀물이 밀려와 순간에 배를 에워싼다.
그렇게 밤이고, 또 그렇게 점점 커가는 무서운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거기서 그러고 있는 것이 행복하게 느껴지고 시작했던 걸세. 추위도, 모험도, 그 예쁘고도 귀여운 소녀와 그렇게도 바싹 붙어 그 널빤지 위에서 보내는 어둠과 불안의 그 긴 사간도, 모두가 행복스러운 것이었다.
안락과 기쁨의 그 야릇한 감정이 어째서 내 몸 속에 스며들어오는가를 나는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