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와 핀초스 - 한 접시로 즐기는 사계절 스페인의 맛
“이 요리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내 영혼은
색색의 제철 식재료로 넘쳐나는 바로셀로나의 노천 시장,
하늘빛 가득한 카탈루냐 바닷가로 향한다” 손미나 작가
올리브 치즈 꼬치, 가스파초, 문어 샐러드,
하몬 토르티야, 초리소 레드와인 조림, 홍합 크로켓…
집에서 뚝딱 요리해 먹는 스페인 전통 음식,
타파스와 핀초스
따사로운 지중해 햇살, 오렌지 꽃향기를 품은 바람, 열매를 풍성하게 매단 올리브 나무, 형형색색의 식재료가 가득 쌓인 전통 시장, 큰 목소리로 유쾌하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15시간의 고된 비행길에 오르지 않아도 매력적인 스페인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곳의 자연과 현지 사람들의 색채가 담긴 음식을 먹는 것이다. 《타파스와 핀초스》는 27년간 스페인에 거주한 저자가 스페인 전통 음식을 한국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리책이다.
일러스트 작가이자 번역가인 저자는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다니고 이를 맛보는 순간을 삶의 큰 즐거움으로 삼는 미식가이지만, 시골에 살게 되면서 맛집 탐방에 제동이 걸리자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 요리에 통달하게 되었고, 수많은 전통 요리 중에서도 관광객이 경험하고 싶은 음식 문화 1순위로 손꼽히는 음식이자 재료로 간단하고 조리법도 쉬운 타파스와 핀초스를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저자가 알려주는 요리는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 술안주로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손님 접대용으로도 손색없다. 이 40가지 요리를 하나씩 조리하다 보면 스페인의 사계절뿐 아니라 이베리아반도와 지중해의 향취, 여러 지방의 개성 있는 지역색 등 다양한 맛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부록에는 타파스 및 핀초스 맛집 리스트를 실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스페인에 가도 수십 개가 되는 메뉴 앞에서 헤매지 않고 음식을 주문하고 현지인들 사이에 앉아 즐길 수 있게 했다. 삼시세끼 늘 같은 식사에서 벗어나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한국에서 머나먼 이국의 음식을 쉽게 만들고 싶을 때, 음식으로 스페인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된다.
작은 한 접시에 담긴 자유롭고 친근한 스페인의 맛!
365일 스페인 사람들의 하루를 책임지는 일상 요리
많은 사람이 스페인 음식 하면 파에야, 하몬, 상그리아, 추로스 같은 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밥이 그렇듯 스페인 사람의 일상과 항상 함께하며 그곳의 자연환경과 조리 방법, 식생활이 전부 녹아 있는 대표 음식은 따로 있다. 바로 타파스다. 사실상 타파스는 특정한 재료로 조리한 음식이 아니라 작은 접시에 담긴 음식을 통칭하는 말이다. 스페인 전역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매일 먹는 요리로 아침에는 간단한 요깃거리가, 점심에는 푸짐한 한 끼 식사가, 저녁에는 가벼운 술안주가 된다. 야채, 고기, 해산물 등 재료 구분 없이 무엇이든 타파스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바게트에 생마늘과 토마토를 쓱쓱 비벼서 내놓는 것이 전부인, 조리하지 않는 타파스도 있다. 이렇게 재료와 조리법이 자유로우니 음식 크기나 형태 등에 따라 분류되는 타파스도 다양하다. 그중 핀초스는 바스크 지방의 타파스를 이르는 말로, 일반적으로 빵조각 위에 재료를 쌓아 올린 다음 이쑤시개로 고정한 형태를 띤다. 이 책에서 특별히 핀초스를 따로 언급한 이유는 바스크 지방이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미슐랭 별을 받은 미식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만큼 핀초스 또한 풍부한 재료와 정교한 조리법이 결합해 뛰어난 맛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한 끼 식사로, 와인이나 맥주 페어링으로,
때로는 근사한 홈파티 메뉴로,
우리 집 식탁에 생기를 더하는 40가지 레시피
열렬한 음식 애호가인 저자가 수많은 스페인 음식 중 타파스와 핀초스를 소개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보다 맛있고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저자는 식도락 여행을 하며 발견한 맛있는 음식과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먹고 나누었던 타파스 및 핀초스 중 한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누구나 집에서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을 선별해 소개한다.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한 요리로 입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요리로 분류했다. 봄에는 감자로 스페인식 오믈렛인 토르티야 데 파타타스를, 여름엔 토마토와 여름 채소로 차가운 수프 가스파초를, 가을엔 하몬과 버섯을 볶은 세타스 콘 하몬을, 겨울엔 홍합 요리 메히요네스 아 라 마리네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요리의 맛을 내는 향신료나 소스 같은 것들은 한국에서도 구하기 쉬운 것들이지만, 만약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알려 준다. 음식 이름도 발음하기 어려운 생소한 요리들이지만 만들기가 무척 쉬워 요리 초보자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준비한 재료들을 썰어서 올리브유에 볶거나 튀겨 익힌 뒤 소금과 후추를 더하는 것이 전부다.
흔한 재료로 만든 쉬운 요리라 해서 얼렁뚱땅 요리한 초라한 음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제대로 된 정통 스페인 레시피로 만든 타파스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한다. 올리브, 고추, 안초아를 이쑤시개에 꽂은 반데리야스는 식사 전에 입맛을 돋우고, 우리네 감자샐러드와 비슷한 엔살라디야 루사는 출출할 때 간식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버섯을 넣은 스크램블드에그 레부엘토 데 세타스는 건강하고 간편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말린 소시지를 와인에 넣고 조리는 초리소 알 비노는 술안주로 제격이며 마늘, 고추를 넣고 볶은 새우 요리 감바스 알 필필은 근사한 파티 요리가 된다.
“맛있는 음식을 것만큼,
행복해지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수 있게 가다듬은 레시피 외에도 저자가 스페인에서 생활하며 겪고 알게 된 이야기들이 한두 스푼 더해져 깊이를 더한다. 향수병을 치유해 준 요리나 우연히 들른 시골 식당에서 만난 인생 돼지고기 요리 등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맛깔난 양념처럼 구미를 당기게 한다. 중간 중간 일러 주는 ‘좋은 올리브유를 선택하는 팁’이나 ‘스페인 요리를 위한 소스 완전 정복’과 같은 정보는 요리에 정교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부록에는 저자가 좋아하는 도시와 식당 몇 곳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 개인적인 평가와 사람들의 평을 종합해 어렵게 정리한 맛집 리스트다.
이 책은 일반적인 한국 여행서에서 늘 추천하는 비빔밥과 불고기 같은 음식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스페인 요리로 한 끼를 먹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또한 음식을 맛보며 스페인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