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사는 법
그리움은 아름다울 것이다. 세상이 그리우면 내 모습도 아름다울 것이고,사람이 그리우면 내 마음도 행복해질 것이 아니겠는가.그래서,그리움이 쌓이면 세상도 사람들도 다 사랑스러울 거라 믿고 사는 거 아닌가.뿐만 아니라,내가 나 같지 않을 때,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기쁨이 슬픔처럼 보여지고 다가올 때, 슬픔이 기쁨처럼 보여지고 다가왔을 때, 나는 그리움이 그립고 그리워진다.누군가가 밉거나 사랑스럽지 아니할 때,그리고 그리움이 그리워지지 않고, 그립지도 않을 때, 그리운 모든 것들을 나는 찾아본다.그리움이 부족하면 가슴앓이를 하기 때문이다. 내 주위에는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 잘하는 남자들이 많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다. 세상이 변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아직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리움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들도 곧 적응하리라. 즐거우면서도 아직 즐겁다고 표현하지 못할 뿐이다. 분위기 때문에,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즐겁게 되면 이 세상은 또 변할 것이다. 버려지는 부모도, 버림받는 아이도 없어질 터이고, 못살겠다고 집 나가는 며느리들도 훨씬 적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해서 우선 남편들이 먼저 바뀌어보자는 것이다. 남편이 잘하는데, 불만인 부인 없을 터이고, 잘하는 며느리 시비 걸 시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남자와 여자,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어서, 불편하기로 따지면 끝이 없고, 또 없어서는 아니 될 관계인 것을 어쩌겠는가 말이다. 결혼이 미친 짓이고, 부모도 자식도 다 필요 없는 세상이 곧 올지라도, 여자와 남자가 존재하는 한 그것들의 존재는 또다시 필요하지 않을까. 농업사회와 산업사회를 지나면서, 그리고 정보화시대에 살면서 여러분의 주위에서는 가장 크고 분명하게 변한 것이 무엇이던가요(?)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더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여성의 삶은 그만큼 더 변할 거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갈무리했다. 돌아보니 고마운 분들이 참 많다. 걸어 다닐 수 있고 밥해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 서울로 올라오시지 않겠다는 어머니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고,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고 싶어 하는 내 각시와 아이들을 어찌 내 가슴 밖으로 밀어낼 수 있으랴. 문우들의 따뜻함과 근처의 선후배들, 막걸리까지 권하면서 그리움을 찾을 수 있게 해주신 선배님, 그리고 저작권협회 식구들과도 그 기쁨을 나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