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를 살았던 조선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찾고자 했다. 국왕에서 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과 계층을 망라하여 조선사람들의 삶을 재구성해보았다. 역사의 주인공은 인간이다. 조선시대의 주인공은 조선사람들이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조선시대에 관한 연구물들이 제도, 구조, 배경에만 치중하여 정작 사람을 배제해왔던 점을 감안하여 조선사람 에게 초점을 맞추어 서술했다.
이 책은 조선시대사에 대한 기존 통념을 부수는 데 가장 주력했다. 기존 통념을 부수어야 일반 독자들을 오염시킨 식민사학의 영향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계에서는 널리 회자되는 통설이지만 아직까지 일반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들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혀 새롭지 않다. 이제껏 축적된 한국사학의 연구성과를 전달하고 있을 뿐이다.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책부터 쓰는 제자를 야단치시기는커녕 격려해주신 정구복 교수님의 말씀이 그 동안의 죄책감을 벗게 했다. 내가 벌써 책을 쓰는 것은 마치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양 성급한 일인 듯했고, 암만해도 꾸지람을 들을 것 같았던 것이다.
선배의 짜증을 너그럽게 받아주던 연구실의 사랑스런 후배들이 떠오른다. 우리들은 각자의 공부와 일로 참으로 숱한 밤들을 하얗게 새웠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조선시대를 함께 여행한 정성희씨의 값진 조언이 이 책에 충분히 반영되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동고동락하는 친구 변혜련씨와 그녀의 예쁜 딸 영수가 언제고 내 책을 읽어주었으면 싶다.
- 서문 중에서-
저자소개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간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훼손되고 비틀어진 한국사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으며, 역사를 조작하고 통제하는 주류 역사학계의 굴절된 렌즈와 프레임을 교체하는 것을 소명이자 운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이 있다.
목차
■서문/각 시대는 신 앞에 평등하다
【 첫째 마당 ▶ 국왕이야기 】
1 조선의 왕은 무한 권력자이면서 무한 책임자였다
하늘이 부여한 국왕의 권한
하늘이 국왕을 문책하다
하늘로부터의 문책은 실상 신하로부터의 문책
성군의 길과 폭군의 길
임사홍이 간신이 된 이유
2 왕과 세자, 아버지와 아들의 그 풀 수 없는 딜레마
아들도 의심한 권력의 화신─태종과 양녕대군
아들의 신망을 질투한 아버지─선조와 광해군
아들의 독살을 사주한 아버지─인조와 소현세자
쿠데타를 기도한 아들─영조와 사도세자
3 조선에도 여왕이 있었다
왕권을 수호한 대비─정희왕후
조선의 측천무후─문정왕후
노론 벽파의 기둥─정순왕후
안동 김씨 세도정권의 보루─순원왕후
세도정치를 종식시킨 대비─신정왕후
4 궁녀의 한은 재앙을 일으킨다
신랑 없는 결혼식
궁녀의 고위직─상궁
궁녀의 외로움이 가뭄의 원인
궁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소설
혁명을 꿈꾼 궁녀, 고대수
【 둘째 마당 ▶ 양반 이야기 】
5 양반의 입시지옥, 과거시험
세습귀족이지는 못했던 조선양반
과거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긴 여정
과거합격증은 가장 위력적인 양반신분증
과거시험은 당쟁의 원인
무슨 수를 쓰든지 합격하고 보자!
과거시험이 조선의 사상을 경직시켰다
6 한 관리가 재상의 반열에 오르기까지는
관리생활을 시작하다
관직의 로열 코스인 청요직을 거치다
재상의 반열에 오르다
태평성대의 재상, 황희
난세의 재상, 이원익
개혁기의 재상, 채제공
7 「조선왕조실록」은 양반정신의 상징물이었다
왕권의 견제장치─「조선왕조실록」
세종과 맹사성의 일화
실록편찬의 중심자료─사초
사초가 발단이 된 필화사건
「조선왕조실록」의 수난사
「조선왕조실록」의 사료적 가치
8 양반여성은 족쇄에 갇혀버렸다
양반여성에게 족쇄를 채운 내외법
대화도 해서는 안되는 남녀관계
악법 중의 악법─과부 재가금지법
이상적 조선여인, 사임당
재주 있어 불행했던 여인, 허난설헌
최고의 여류 성리학자, 윤지당
9 성공한 쿠데타와 실패한 쿠데타
조선적 국왕이기를 거부한 폭군의 축출─중종반정
실리주의자의 패배─인조반정
중앙집권화에 반대한 이시애의 난
정여립이 정말 쿠데타를 기도했을까?
집권층의 의구심 때문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이괄의 난
탕평정치를 강화시킨 이인좌의 난
10 양반은 귀양살이로 대성했다
귀양살이 의 어원
유배형의 다양한 종류
유배지에서의 생활
유배지에서 핀 조선사상의 꽃, 정약용
11 조선적이지 않은 조선여인들
형성된 지 200년도 채 안되는 조선적 여인상
개방적이고 활달했던 조선여인들
양반여성들의 잇따른 간통차건
조선왕조 최대의 섹스 스캔들
【 셋째 마당 ▶ 중인 이야기 】
12 반쪽 양반은 서럽다
양반 인구의 반을 차지한 서얼
서얼의 서러움
허균과 「홍길동전」
서얼열전
5대조를 주름잡은 정치가, 유자광
백성의 시인, 어무적
가장 선진적인 실학사상가, 박제가
위정척사파의 태두, 이항로
서얼차별 폐지운동이 본격화되다
13 향리는 조선의 미운 오리새끼였다
상층 지배층에서 하층 지배층으로 전락한 조선향리
자치적ㆍ독자적으로 운영되는 향리 세계
향리의 부정부패는 어쩔 수 없었다
어떤 향리의 이력서
낯선 사람에게 마구 짖어대는 개 같은 향리
우리 향리도 양반과 동등하다
14 역관은 선진문물의 수입상이었다
조선의 국제통역관
역관무역의 시대가 전개되다
양반의 부를 능가한 역관의 부
선진문물을 수입하다
개화사상의 어머니, 오경석
역관들의 깨어나는 의식, 문학운동
15 자연이 아닌 인간을 그린 휴머니스트들, 화원
사대부 화가와 직업화가
화원이 되려면
조선의 기록 사진사
풍속화, 조선적 자의식의 미적 표출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
명문 화원가문 출신의 김득신
에로티시즘의 화가, 신윤복
16 조선 의원이 한의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조선초기, 국내 의학이 발전하다
조선중기, 명나라 의학이 성행하다
혼란에 처한 조선 의학계
「동의보감」의 편찬 과정
자주적 민족의학서, 「동의보감」
동양 최대의 실증적 의학자, 허준
【 넷째 마당 ▶ 양인 이야기 】
17 양인은 양반과 같은 신분이었다
자유민과 비자유민의 이분적 신분제
양인이 얼마나 확보되어야 조선왕조가 유지되었을까?
결혼으로 양인신분을 팔다
가난으로 양인신분을 팔다
양인여성 점낭의 기구한 인생역정
고문서의 활용으로 드러나는 양인생활사
18 농민의 1년 손익계산서는 적자일 뿐이었다
원척적으로는 10분의 1에 지나지 않았던 세금
삼정의 문란으로 무거워지기만 하는 세금
하늘 아래 환곡처럼 나쁜 법은 없다
병작농의 지대납부 방식
지대 외에 부대비용을 물어야 하는 병작농
마름노비의 횡포에 시달리다
1년 내내 부지런히 농사지어야 소금값도 남지 않는다
19 농민들, 계와 두레로 자구책을 마련하다
지배층의 계에서 피지배층의 계로의 변화
조선후기는 계의 시대
농민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계를 조직하다
양반도 경의를 표해야 하는 농민만의 조직, 두레
두레의 공동노동으로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다
20 의주상인, 동아시아 국제무역을 주도하다
조선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
조선인삼이 최대의 무역품목으로 등장하다
중개무역시, 의주
개성상인과 체인망을 형성하다
조선최대의 국제무역상, 임상옥
21 등짐 지고 봇짐 이고 전국을 누빈다
가가호호 다니던 행상
장시를 순회하는 행상
행상의 조직화, 보부상단의 성립
행상들을 연결하는 객주
장돌뱅이 행상의 애환
22 이제 더 이상은 못 견디겠다!
민란 이전의 피지배층의 저항
조선왕조 붕괴의 신호탄, 홍경래의 난
1862년은 조선에 있어 민란의 해
조선사회의 총체적 모순에 도전한 동학농민혁명
종교운동으로서의 동학운동
농민전쟁으로의 발전
【 다섯째마당 ▶ 천민 이야기 】
23 노비는 말 한 필 값도 안되는 재물이었다
또 하나의 한국 특유의 악법, 조선의 노비법
노비가 하는 일은 노비에 따라 달랐다
외거노비
솔거노비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비
상전을 죽여라!
노비가 양반가 부녀를 강간하다(?)
성리학자가 된 노비
정권의 향방에 따라 신분이 변했던 송익필
서원에 배향된 노비출신의 학자 서기
다른 무엇보다 도망하는 것이 상책
24 기녀가 조선 문단을 이끌었다
조선의 기녀는 모두 관기
기둥서방 의 유래
일급 기녀만이 기생
흥청망청 의 유래
조선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삶, 황진이
기녀시조가 조선 문단에 던진 충격
25 백정은 북방 유목민의 후예였다
고려의 백정과 조선의 백정은 전혀 달랐다
백정의 다양한 직업
양인이 최하층 천민으로 전락하다
상여도 쓸 수 없었던 백정들의 서러움
조선의 의적, 백정 임꺽정
뒤늦은 백정의 신분해방운동
26 무녀가 조선여인의 한을 치료했다
국무당을 인정하다
무세를 징수하다
의원으로 활약하는 무녀
연산군은 무병을 앓았다(?)
정국 변동을 초래한 무녀 저주사건들
권력을 쥔 무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