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브레히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민중을 교육시키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교훈적이고, 풍자적이며, 냉철한 사회 비판을 담고 있다.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연극에 빠져서, 무대를 통해 어떤 환상을 꿈꾸며, 자신의 삶을 위로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관객들은 객관적 시각으로 항상 깨어있으면서, 냉정하게 무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사회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삶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정치적 연극을 지향하는 브레히트의 작품인 ‘사천의 선인’을 번역하면서, 내가 감탄한 것은, 브레히트가 자신의 참여 지향적이고 계몽적인 스토리텔링을 너무나 시적이고 서정적인 대사들로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시인으로서 명성을 22살 때부터 얻은 브레히트는, 인간 삶의 모순과 부조리를 관객들에게 일깨우기 위한 연극을 하면서, 자신의 연극의 도구인 작품 속 대사들은 놀라울만치 서정적이고 수려한 문장들을 사용하고 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독일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극작가. 바이에른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태어났으며, 뮌헨대학 의학부 재학 중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위생병으로 소집되어 육군병원에서 근무했다. <밤의 북소리 Trommeln in der Nacht>(1922)로 클라이스트상(賞)을 받았고, 희곡 <바알 신 Baal>(1919)과 <도시의 정글>(1923), 풍부한 환상과 냉정한 객관성, 그리고 시민사회에 대한 도발을 곁들인 서정시 <가정용 설교집 Die Hauspostille>(1926)으로 주목을 받았다.
1920년대 후반부터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하여,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일련의 교육극과 고리키의 작품을 각색한 <어머니 Die Mutter>(1930) 및 <도살장의 성(聖) 요한나 Die heilige Johonna der Schlachth>(1932)를 썼다. 1933년 나치가 정권을 잡자, 덴마크로 망명하여 반(反)파시즘 활동을 계속하면서 <제3제국의 공포와 빈곤 Furcht und Elend des Dritten Reiches>(1938)과 <카라르 부인의 소총 Die Gewehre der Frau Carrar>(1939) 등의 희곡을 집필하면서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등의 많은 시를 발표하였다.
1940년에는 핀란드로, 다시 1년 뒤에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정착하여 대표작인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Mutter Courage und ihre Kinder>(1939), <푼틸라씨와 그의 하인 마티 Herr Puntila und sein Knecht Matti>(1941),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생애 Das Leben des Galileo Galilei>(1943), 그리고 <코카서스 백토(白土)의 테 Der Kaukasische Kreidekreis>(1945) 등을 집필하였다. <루쿨루스의 심문 Das Verhr des Lukullus>(1941) <시몬 마샤르의 환각 Die Gesichte der Simone Machard>(1943),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중의 슈베이크 Schweyk in zweiten Weltkrieg>(1943) 등도 이 시기의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메카시즘이 활개를 치던 1948년에 스위스로 갔다가 그 곳에서 <안티고네 Antigone>(1948)와 <파리 코뮌의 나날 Die Tage der Commune>(1948)을 썼으며, 당시까지의 그의 연극론을 정리해 <소사고 원리(小思考原理)>을 출간했다.
이때 동독의 초청으로 동베를린으로 건너갔다. 1949년에는 아내이자 배우인 헬레네 바이겔과 함께 극단 ‘베를리너 앙상블’을 결성, 망명 중의 쓴 여러 작품과 고전을 개작한 <가정교사>, <북과 나팔>을 공연하게 된다. 만년에는 더욱 자기의 연극 체계를 발전시켜 ‘변증법의 연극’을 창도하였다.
국내에서는 1989년까지 사회주의자라는 명목으로 브레히트의 작품이 금서 조치되었으나 해금된 후로는 극작가이면서 뛰어난 서정시인으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그는 시를 염두에 두지 않는 듯한 직설적 진술과 상황을 아이러니하게 뒤집는 반전 으로 현실의 모순을 비판한 20세기의 주목할 만한 예술가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