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수의 딸
아버지도 죽은데다 태산같은 빚만 남았다.
가난에 쪼들리는 동안 마벨은 몹시 고생했다.
이제 마벨에게도 끝장이 닥쳐온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궁리하려 들지 않았다.
전과 다름없이 자기의 갈 길을 좇으려 했다.
그녀는 언제나 자기 스스로의 환경을 타개하는 열쇠를 지니려 했다.
이젠 모든 사람들 눈을 피하며 마을의 큰 길을 침울하게 걸어갈 필요도 없으리라.
다시는 가게에 들려서 싸구려 음식을 흥정하며 자신을 천하게 굴 필요도 없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았다.
분별없이 고집을 부리며 일종의 황홀 속에 잠겨 제 자신의 완성, 제 자신의 영광으로 더욱 더 가까이, 그녀가 찬미한 죽은 어머니에게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