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32년 5월 29일에서 31일까지 <<조선일보>>에 2회 연재되다가 중단된 이북명의 처녀작. 작가 이북명은 함남 질소비료공장에서 3년여 동안 노동자로 근무하였는데, 그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1928년부터 집필을 시작했다가 원고를 압수당하고 1930년부터 다시 집필하기 시작하여 2년 후에 발표한 것이라고 한다.
1935년 일본 잡지에 <초진(初陣)>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게재되면서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초고를 잃어버린 작가는 나중에 이 <초진>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비참한 삶과 이에 대한 저항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서 문길은 구체적인 삶의 체험을 통해서 각성해나간다. 이러한 구체성은 작가의 직접적인 체험이 있었기에 실감있게 표현될 수 있었을 것이다. 노동의 열악함에서 오는 고통과 비참함을 생생히 묘사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투쟁의욕을 서술함으로써 그 이전의 노동소설이 보여주었던 추상성과 도식성을 극복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소개
본명은 순익. 함흥고보를 졸업한 후 1927년 흥남질소비료공장의 현장노동자로 취직하여 공장 친목회 사건으로 피검되기까지 3년간 일했다. 1930년 이후에는 장진강 수전 공사장에서 일했다. 1945년에 조성프롤레타리아문학동맹에 가담하였고, 월북한 후에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과 조선작가 동맹 부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이북명은 공장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하여 최초늬 노동자 작가로 불리게 된다. 1932년 『조선일보』에 「질소비료공장」을 연재했으나 2회만에 중단되었으며, 실제 등단작은 1932년 『신계단』에 재수록된 「기초공사장」이다. 이북명의 소설은 「답싸리」를 기점으로 전.후기로 나눌 수 있다. 전기에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민중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노동소설들을 주로 발표하였는데, 이전의 노동소설이 갖고 있던 추상성과 도식성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기에는 인정과 세태의 인간적인 측면을 그리면서 건강한 생명력과 웃음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회적 모순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전기에 발표된 소설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그의 소설적 특징은 현장 체험에 의한 공장의 구체적 배경 제시, 절박한 가정 경제의 참상 강조, 투쟁의 경제적, 상황적 필연성 제시, 구체적 삶의 전형 창조, 전체 민중 속에서의 노동자 위상 설정, 인물의 유형화와 대국적 전망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전기에 속하는 대표작으로는 「질소비료공장」, 「기초공사장」,「암모니아 탱크」,「출근정지」,「여공」,「정반」,「오전 세시」,「공장가」,「만보의 생활표」등이 있으며, 후기에 속하는 대표작으로는 「아들」,「칠성암」,「야회」,「화전민」,「빙원」등이 있다. 또한 평론「사실주의 절대기술」, 「주체의 적극성 기타」,「공장문학과 농민문학」,「문학건설에 자할 신제창」,「자기비판과 소설의 순수성 파악」등을 발표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