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훠천멘의 삶은 다소 기괴하다. 통속 소설이나 드라마의 소재로나 등장할 법한 그녀의 삶을 잠시 살펴보자면, 그녀에게는 외국인의 피가 흐르는 방랑벽이 심하고 성적으로 자유로웠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집착해 살인까지 저지르고 옥중에서 자살한 어머니가 있었다. 천멘 부모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들의 감정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들은 그러한 감정을 성적인 방식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가정환경 속에서 천멘과 그녀의 여동생 천안(晨安)은 어쩌면 남들에게는 당연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다. 이들 자매는 어린 나이에 경제적으로 자립심을 키워야 했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언제나 고군분투해야 했다. 게다가 평범하지 않은 부모의 영향으로 역시 사랑에 대한 시선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저자소개
저자 : 쑤웨이전
저자 쑤웨이전(蘇偉貞)은 1954년 타이완 타이난시에서 태어났으며, 본적은 광둥성 판위이다. 정치작전대학(政治作戰學校) 연극영화과를 나온 뒤, 홍콩대학에서 중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합신문(聯合報)≫ 칼럼 ‘독서인(讀書人)’의 주편을 거쳐, 타이완 국립성공대학(國立成功大學) 중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9년 ≪연합신문≫에 첫 번째 소설 ≪그와 잠시간의 동행(陪他一段)≫을 발표해 섬세한 필치와 생기발랄한 언어 구사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타이완의 청장년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작품 초기에는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룬 작품을 주로 썼으나, 차츰 광범위한 제재를 망라해 현대사회의 축소판을 그려 보였다. 또한 인간 심리 묘사에도 탁월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쑤웨이전은 소설과 산문 부문으로 ≪연합신문≫, ≪중국시보(中國時報)≫, ≪중앙일보(中央日報)≫, ≪중화일보(中華日報)≫ 등에서 입상을 하였으며 국군문예의 황금사자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희곡과 편집 부문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을 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그와 함께 한 시절(陪他一段)≫을 비롯해 ≪홍안은 이미 늙어(紅?已老)≫, ≪열의 소멸(熱的?滅)≫, ≪퉁팡을 떠나며(離開同方)≫, ≪옛 사랑(舊愛)≫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여류 작가 장아이링(張愛玲)의 말년에 서신을 교환하며 문학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내용을 엮어 책으로 출간, 세간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역자 : 전남윤
역자 전남윤은 부산대학교와 타이완 국립정치대학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 현대중국문화연구실 소속으로 중국 대륙에 국한된 기존의 연구를 탈피해 타이완과 홍콩은 물론, 세계 각지에 산재해 있는 화인 집단에 대한 연구와 작품 번역 등에 참여하고 있다. 학위 논문으로 <장아이링(張愛玲)의 ≪전기(傳奇)≫ 작중인물의 욕망 연구>와 <중국현대판타지문학연구(中國現當代幻想文學硏究)>가 있고, 역서로는 홍콩 여류 작가 단편소설 모음집 ≪사람을 찾습니다≫(공역)와 타이완 여류 작가 주톈신(朱天心)의 소설집 ≪고도(古都)≫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