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대의 의궤와 미술문화
조선은 숙종 대부터 왜란과 호란 이후의 혼란을 회복하며 차츰 정치? 사회적 안정을 되찾았다. 이에 따라 영조 대에는 학문과 미술문화가 세종 대의 문화 전성기를 능가하였고,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하며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였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정점에 이른 영조 대의 화단에서 의궤와 관련된 미술문화는 과연 어떤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의궤는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에서 각 첫 글자를 따 조합한 말로, 조선 시대 궁중에서 크고 작은 국가 행사를 치른 후 그 전말을 상세히 기록해 둔 책 형태의 문서를 말한다. 의궤에 포함된 상세한 기록들은 조선 시대 궁중에서 한 행사를 치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군신 간의 대화가 이루어졌는지, 정부 기관들 사이에 얼마나 많은 공문서가 오갔는지, 얼마나 많은 물자?인원 등이 동원되었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이 기록과 그림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조선 시대의 문화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영조 대에 작성된 약 135종에 이르는 의궤 가운데 다른 왕 대에는 없었고 영조 대에만 만들어진 특별한 의궤, 또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영조의 특수한 국정 철학이 반영되어 제작된 의궤들을 살펴봄으로써 그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