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 18세기 탕평관료의 이상과 현실
영조 연간 탕평정치의 출현에는 정국을 뒷받침하는 탕평관료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중 박문수는 영조의 최측근으로 무신란에서 활약하면서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다. 박문수는 탕평의 이상과 현실적인 당인의 사이에서 갈등하였고, 개인적인 성향으로 당색에 얽매이지 않아 단신으로만 활동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영조는 그의 강직한 성품뿐만 아니라 경세관료로서의 뛰어난 실무 능력을 알았기에 중용하여 국가 중책을 맡겼다. 박문수 또한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진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곡, 염분, 주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또 군영을 맡아서도 재정을 개혁하고 군 통수권을 재조정하는 데 힘썼다. 이러한 재정과 군정의 공로로 양역 변통을 추진하는 대표 주자가 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영조의 업적을 가장 옆에서 보좌했던 박문수의 정계 활동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먼저, 박문수의 암행어사 신화와 실제 역사상의 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중층적인 정체성이 형성되게 된 배경을 살펴보았다. 또한 경세관료로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되짚어보면서 영조 시대 그가 점한 정치적 위상에 대해 검토하였다. 암행어사로만 남아있는 박문수를 다양한 각도에서 역사적·사실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18세기 탕평관료의 일면에 보다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