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럽의 도시를 거닐며, 철학을 느끼다
한 시대의 전형으로 평가되는 12곳의 유럽 도시를 거닐며, 도시에 녹아있는 2500년 서양 철학을 읽어낸다. 하지만 이 책은 서양철학사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그리스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의 정점을 이룬 비엔나와 포스트 모더니즘을 강력히 제기한 파리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단순히 서양 철학사를 쉽고 맛깔스럽게 정리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부딪치는 현재 문제에 대해 철학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오늘의 철학이 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이 책은 시간만 거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생각 역시 뒤집는다. 모든 철학적 사고는 그 시대와 사회의 산물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려면 유명한 철학자 누구의 사상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생각했는가를 곰곰이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딱딱하고 생경한 철학 용어를 주워 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철학적 사유를 보여줌으로써 청소년에서 일반인까지 '철학이란 무엇인가' 뿐 만 아니라 '철학이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느끼게 해 준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1983-1984), 동아일보 음악동아부 기자(1984-1987), 동아일보 신동아부 기자(1987-1995)를 지냈다. 1997년 영국 중서부에 있는 워릭대(University of Warwick)에서 철학과 사회 이론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2003년 동 대학 철학과에서 「사회 존재와 인간의 이해: 사회 세계와 그 이해에 대한 리얼리즘 접근법」(Social Reality and Human Understanding: A Realist Approach to the Social World and Its Understanding)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기도 양평에 있는 대부산 중턱에 자리를 잡고 철학 저술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철학적 관심은 인간이 만든 사회와 사회적 존재의 철학적 얼개를 규명하는 데 있다. 그는 이 작업을 사회 존재론(social ontology)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 사회 존재론에 기초할 때 인간과 사회의 소통 구조에 대한 연구의 실마리도 함께 풀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의 철학적 입장은 존재와 인식의 문제를 엄격히 구분하는 철학적 리얼리즘에 기초하고 있다.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를 시작으로 생각의 3부작, 또는 인식론 3부작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를 “생각의 역사”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그는 “생각의 역사” 후속 작으로 “생각의 전쟁”과 “생각의 함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궁극적인 관심은 “생각”보다 “존재” 쪽에 방점을 찍는다. 그는 철학의 크고 작은 오류는 존재의 문제를 인식의 문제, 또는 존재의 문제를 언어의 문제로 환원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왜 존재의 문제가 중요한가를 짚어보는 “존재의 귀환”, 존재의 문제를 잘못 해석한 오류를 고발하는 “존재의 대리자들”, 그리고 생각의 틀과 존재의 관계를 규명하는 “존재와 생각이 만날 때” 등 ‘존재론 3부작’ 또한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이 ‘존재론 3부작’을 그에게 부여된 철학적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