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32년 《동광(東光)》지(誌)에 발표된 김동인의 단편 소설. 이 작품은 의사인 나에 의해서 서술되지만, 작품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생식불능자인 M이다. M은 자신의 치명적인 결함을 숨기고 결혼을 하는데, 그의 아내가 임신을 하고 만다. 하지만 M은 아내에게 이 사실을 숨겼다는 점 때문에 아내를 책망할 수도 없고, 또한 아내의 임신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아이러닉한 상황에 처한다. 결국 M은 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의 아들(?)에게서 발가락이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믿으려고 함으로써 아이러닉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한 M의 노력은 인생의 가장 요절할 비극이며 또 하나의 비극을 준비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저자소개
평양 숭덕소학교를 졸업하고, 15세 때 일본 유학을 떠나 동경 메이지 학원 중학부를 졸업하고, 가와바타 미술학교에 들어가 화가가 될 꿈을 키웠으나, 문학에 심취하여 독서와 습작에 열중하였다.
1919년 최초의 문학동인지인 『창조』를 창간하여 사실주의적 기법을 처음 보여준 처녀작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고 귀국하였으나, 출판법 위반 혐의로 4개월간 투옥되었다. 그 후 「배따라기」, 「광염 소나타」, 「광화사」 등으로 대표되는 탐미주의적 작품과 「태형」, 「붉은 산」과 같은 민족주의적 작품을 많이 발표하면서, 신경향파 내지 프로문학에 맞서 예술지상주의를 표방하고 순수문학운동을 벌였다.
한때 많은 가산을 탕잔하고 생활고에 부딪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30여넌간 오직 문학에만 전념해 온 그는 2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남기는 문학에의 열정을 불태웠다. 그러나 직선적인 성격과 유미적·탐미적 성격이 강한 작품을 창작하면서 간결하고 현대적인 문체에도 공헌한 그는 6.25 전쟁 중에 신병으로 서울에서 작고했다.
주요작품으로는 단편 「감자」, 「광염 소나타」, 「광화사」 등이 있으며, 장편으로는 『대수양』, 『운현궁의 봄』, 『젊은 그들』 등이 있다. 역사소설 『대수양』, 『젊은 그들』에서는 세조와 대원군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하는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근대문학 초창기를 주도했던 이광수의 계몽주의적 경향에서 벗어나 문학의 예술성과 순수성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본격적 근대문학 확립에 기여하였고, 특히 단편 양식의 확립에 기여한 공로가 최근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