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종말(서구는 미래에도 주역이 될 수 있을까)
성장이냐 분배냐, 혹은 성장이냐 복지냐?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념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보다 더 큰 갈등 요소는 커져만 가는 빈부 격차일지 모른다. 누군가는 아직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이미 우리 사회의 기반을 흔들 만큼 커다란 문제가 되었다고 말한다. 실상이 어떻든 양극화가 현재는 물론 앞으로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양극화 문제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역시 경제 문제일 것이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사회 모델은 서구 선진국에서 태동하여 전 세계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이는 복지 수준 향상을 불러왔고,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놓았다. 하루종일 일해도 불평 없던 사람들은 적정한 시간만을 일하길 원했고, 이젠 되도록 덜 일하고 시간적 여유를 갖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현 시대는 그렇게 녹녹치 않다. 과거 고도성장기의 성장률 개념은 그야말로 신화일 뿐이다.
성장 신화, 성장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따라서 성장과 복지, 고용이라는 개념은 근본적으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이 책은 서구 선진국들이 당면한 많은 문제들을 세세히 분석하고 그 대응책을 찾아봄으로써 어떻게 미래를 획득할 수 있을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서구 선진국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고도 성장에 익숙한 우리에겐 발등의 불이다. 몇 해 전부터 한 자릿수 경제 성장을 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5퍼센트 성장에도 못 미쳤다. 게다가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 빈곤층의 확대, 청년 실업의 증가 등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렇다면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이 책은 그런 선진국을 비롯해 우리에게 건네는 확실한 처방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