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국역 송남잡지 12 : 한국학술진흥재단 학술명저번역 총서 동양편 105
송남잡지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체계적 형식으로 기술한 백과전서적 유서이다.
형대의 백과사전이 그러하듯이 송남잡지와 같은 유서는 우리나라 중세의 학술적, 문화적, 수준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척도가 된다. 이 책은 한문학, 국문학, 국어학, 역사학, 철학, 민속학, 종교학, 천문학, 지리학, 농학, 병학, 건축학, 동물학, 식물학, 한의학, 복식사, 음악사, 과학사, 외교샆제도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진작부터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언급, 인용되어왔다. 송남잡지는 형식적, 의식적 측면에서 지봉유설과 성호시설등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한편, 이전의 유서들보다 부문과 항목을 다양화하는 등 내용상 풍부한 특징을 보인다. 조재삼은 문헌 조사를 기본 방법으로 삼아 사물의 기원과 어원을 고증하되, 작가 특유의 풍부한 견문과 견해를 혼융하였다. 또 이 책은 사실을 단조롭게 나열하는 방식을 배제하고 그것들이 문학 작품에서 실제로 사용된 예를 제시하는 입체적 방법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조재삼이 송남잡지를 집필할 때 문학적 효용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문학적 기법을 구사하였음을 반증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조선의 지식인이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이 암기하였을까?"라는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시대 지식인의 학문방법과 저술 경향까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