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차렸다. 스물한 살이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온 나날들…
돈보다 더 소중한 일을 찾게 해준 <벌레문고> 20여 년의 기록
헌책방과 책들이 연결해준 고마운 인연,
더불어 사는 동물과 식물들의 이야기
일본의 지방 도시 변두리에 자리한 헌책방 <벌레문고>. 채 열 평도 안 되는 이 가게에는 책뿐 아니라 이끼, 고양이, 거북이 등 동식물이 살고 있고, 때때로 작은 음악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스물한 살 때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고 아무런 경험도 자금도 없이 덜컥 가게를 열어버린 여성 헌책방 주인 다나카 미호. 그녀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헌책방을 운영해온 20여 년의 세월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람과 책의 만남이 만든 소소하지만 소중한 사건들, 주인을 닮은 고양이와 이끼에 관한 이야기, 헌책방 카운터에서 바라본 천천히 흐르는 잔잔한 일상이 매일 돈과 경쟁만을 이야기하는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준다. 인간에게 직업의 진정한 의미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직업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돈’이어야만 할까?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삶의 목표여야 할까?
돈을 쫓지 않고 경쟁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낸 행복,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일’의 의미를 전해주는 책
매일같이 밥을 먹는 직장 동료들도, 오랜만에 만난 학창시절 친구들도 하나같이 부동산과 주식 이야기를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일본 사람들을 가리켜 돈만 아는 ‘이코노믹 애니멀’이라고 비판하던 시절이 바로 어제 같은데 이제 우리가 그렇게 되어버렸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책들만 즐비하다. 모두가 투자 전선에 뛰어들었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급함과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런 가운데 문득 우리의 뇌리를 뚫고 지나가는 생각 하나. “이렇게 사는 것만이 행복한 삶일까?”
지금 일본 변방의 작은 도시에 사는 한 여성의 일과 삶의 방식에 일본 젊은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오카야마 현 구라시키 시의 작은 헌책방 ‘벌레문고’ 주인이자 이끼 관찰가인 다나카 미호가 그 주인공이다. 원래 그는 고향에서 ‘들어가고 싶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실직했다. 그때 나이 스물하나. 회사를 그만둔 바로 그 날, 갑자기 헌책방을 차리기로 결심하고 부동산 중개소를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예산은 턱없이 모자랐고, 그때까지 헌책방에서 일한 경험은 물론이고 신간 서점에서 일한 경험도 없었다. 좌충우돌하며 헌책방을 시작한 그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금씩 조금씩 공간을 만들어가며 어느덧 20여 년을 버텨왔다.
(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 같은) 메인 스트림에서 살짝 벗어난 삶을 살면서도 일상 생활의 패턴과 취미를 지켜나가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행복을 얻은 그의 메시지는 일본의 많은 독자들에게 깊고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었다.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벌레문고>에서의 일상을 다룬 이 책 『나의 작은 헌책방(わたしの小さな古本屋)』은 출간 후 일본 아마존 에세이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였고, 문고본으로 재출간되어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받고 있다. 구라시키에 있는 그의 헌책방은 일본 전국의 헌책과 이끼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삶의 목표여야 할까? 돈을 많이 버는 일만이 직업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일까? 대기업에 들어가지 못하면 뒤처진 삶일까?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는 걸까? 돈은 크게 벌지 못해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 꼭 있어야 할 공간을 찾은 저자의 모습은 눈 뜨면 부동산과 주식 이야기로 지새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물신주의적 현실 앞에서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일까?”, “정말 이게 진정한 삶의 모습일까”하고 의문을 품어보지만 별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게 해주고, 대안적 삶의 방식을 제시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