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시대와 문학
『현대문학』으로 비평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일곱 번째 저서이자,『역사의 천사』 이후 약 6년여의 성찰적 시간과 의식의 공간을 지배해 온 ‘생태아나키’를 키워드로 상자한 비평집. 다양하고 구체적인 문학읽기 방법론을 모색해온 저자의 비평작업이 비로소 하나의 수렴을 향해 있는 듯하다. 수록한 글들은 대부분 2000년대 이후의 사회와 문화를 겨냥한 의식의 향연을 펼쳐 보여주는 바, 그 글들의 전개를 위한 키워드로 작동하고 있는 세 어휘는 ‘생태’ ‘아나키anarchy’ ‘지역(주민)자치’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여기서의 생태는 사회생태론(머레이 북친)과 밀접한 '관계의 휴머니티'를 전제로 하며, 아나키는 자유와 자율을 근간으로 가능한 작은 단위의 사회조직을 바탕으로 한 실존의 사회적 삶과 의지를 강조한다. 이 두개의 고리가 순환적으로 피드백될 수 있는 현실가능한 사회적 삶이 실은 주민자치의 정치적 행태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번 비평집의 부제가 ‘더 나은 삶과 문학에 관한 에세이’인 이유도 이로부터 기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