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랑은 한다
외롭고 힘든 삶의 여정에서 느낀 단 한 번의 외도의 유혹에 빠져 무한하게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 선상에서 ‘관계’에 관한 네 가지의 이야기가 서술된다.
지독한 육정,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선택, 끝나지 않는 악순환의 반복 속으로….
<집을 찾아서>
회사에서 사장으로 지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나쁜 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처리하는 김정호가 회사에서 해고되고 췌장암에 걸려 죽어간다.
하지만 그 누구도 병문안을 오지 않는다.
사랑이란 거짓말로 본인의 욕구를 채우다 버린 여자의 딸에게 일기장을 받게 된다.
<그래도 돈 주는 놈이 낫다>
“난 5년 동안 한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
뉴욕에서 처음 만난 남자에게 한 눈에 반해 가정과 자식을 버리고 나왔지만 그 남자는 본인을 선택하지 않는다.
집착과 사랑을 구별하지 못하고 무너져 가는 한 여자의 아픔과 어리석음을 보여준다.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외롭게 살아가는 노처녀에게 접근하여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관계만을 유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남자이야기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자괴감 속에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이야기 한 의사가 있다.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반복되는 지독한 육정,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관계’의 되풀이 될 뿐이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선택.
끝나지 않는 악순환의 반복.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불확실한 관계,
나희의 ‘그래도 돈 주는 놈이 낫다’를 읽고 있으면
삶이라는 행위가 마치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느껴진다.
끊임없이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되풀이해서 밀어 올려야 하는 그 형벌이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굴욕과 권태를 선물하기 때문에 무서운 것처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가 시지프의 신화 같다.
불확실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선택하하는 형벌이 그러하다.
치기어린 감정이나 저열한 사랑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녀는 매 순간 외로웠다.
결국에는 그래도 돈 주는 놈이 낫다고 자신을 위로하면 괜찮을까?
돌아보고 후회할 때는 언제나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결국에는 그래도 돈 주는 놈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