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밤의 산책 - 범우문고 69
1961년에 이 책의 제1부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가 출판되어 한국에서는 경이적이라 할 수 있는 판매율을 보였다. 그 후로 제2부인 이 책의 번역을 꾀하였으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야 번역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좀더 좋은 번역을 해보려고 애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 같다. 원문은 별로 어려운 것 같지가 않은데, 그 단어 하나하나에 힐티 박사의 만년의 지혜가 높은 밀도로 응집되어 있어서 우리말을 찾아내기가 힘들었고, 때로는 지나치게 간결한 문체라 이해하기 곤란한 곳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말로 옮기기에 까다로운 문체이기도 하였다.
이 책은 힐티 박사도 말하고 있듯이 한꺼번에 읽을 것이 아니다. 하루에 하루치만 읽고서 깊이 음미해 보면 무궁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과 같은 메마른 시대에 있어서는 둘도 없는 큰 위안이 될 것이며, 힐티 박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가 있을 것이다. 역자 자신도 괴테에 관한 점만 제외하면 전적으로 동의할 수가 있었다. 힐티 박사도 괴테에 관해서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