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나그네새
서민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지칠줄 모르는 작가 김문수!
작가와 작품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예도 많은데 김문수는 전자에 속한다. 소박한 듯하면서도 굽혀지지 않는 뼈대 같은 걸 깊숙이 묻고 있는 그는 언제나 우수와 웃음을 함께 간직한 표정에서 세상을 담담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지닌 천부적인 작가라는 인상을 풍긴다.
어쩌다 어울리는 자리, 예컨대 술자리 같은 데에서 김문수와 동석해본 사람들은 그의 감칠맛 나는 분위기 조성과 풍성한 레파토리, 해박한 객쩍은 소리에다 기지와 통찰력이 번득이는 입심 속으로 단박에 사르르 녹아들고 말 것이다. 그리고는 저런 재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의 풍화를 겪으며 그의 소설미학과 함께 곰삭아온 것임을 느끼게 되고, 이어서 작가 김문수는 소설과 생활과 사람이 온통 분리될 수 없는 인간미 넘치는 하나임을 절감케 될 것이다.
김문수 소설은 바로 이런 보통 사람들 삶의 생생한 모습이다. 평론가 장문평은 진작부터 그를 가리켜 ''서민만을 집요하게 등장시키는 작가''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덧붙인다면 작가 자신이 뼛속까지 서민적인 체취를 씻어낼 수 없는 소설의 주인공 그 자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