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 - 사라져가는 토종문화를 찾아서
우리네 ‘삶의 느림’에 대한 기록
『사라져가는 토종문화를 찾아서―꾼』과 『사라져가는 토종문화를 찾아서―장이』는 우리 곁에서 묵묵히 토종문화를 지켜온, 그러나 언제부턴가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는 ‘꾼’과 ‘장이’들의 살갑고도 눈물겨운 삶의 풍경이 담겨진 책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이 급박한 세상에 아직도 미련스럽게, 여전히 고집스럽게 고유한 우리네 토종 생활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들. 이 급박한 현대의 속도전 속에서 오히려 그들은 느리게 자신의 삶을 밀고 간다. 컴퓨터라는 기계 문명을 신봉하는 젊은이들 눈에는 그들이 세상 물정 모르는 ‘구식’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느림이야말로 어쩌면 우리의 문화를 지켜온 힘이 아닐까.
사라져가는 한 시대의 사람과 풍경
사실 ‘꾼’이라 하면, 오랜 세월 하나의 일에 매달려오며 주로 발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 온 쪽이고, ‘장이’는 한정된 공간에서 수공업적인 기술로 이것저것 만들어 솜씨를 드러내는 쪽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꾼’이나 ‘장이’라는 말이, 그들을 홀대하는 말이 아니냐고 섭섭해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네 전통적인 서민생활 속에서 ‘꾼’과 ‘장이’의 노릇이란, 생산적 노동과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담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삶이며, 살갑고도 눈물겨운 주변부의 풍경이라 할 수 있다.
한갓 초막을 지어놓고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새끼를 꼬아 짚신을 만들고, 메를 두드려 낫 한 자루 만드는 것이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사라지고 나면 더 이상 초막 농사꾼도, 짚신장이도, 대장장이도 우리 역사에서 영영 퇴장하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