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인턴기자와 40년 저널리스트가 만나다
아무래도 아날로그세대인 나에게 전자책은 여전히 아직도 낯설다. 독자들로서는 언제 어디에서나 읽기 간편하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쉽게(!) 낼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무지의 소치일 뿐이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간편하고 좋을지 몰라도 만드는 사람들은 일반 서적보다 더 많은 궁리를 해야 하고 품도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이 책을 내면서 알게 됐다.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냈다. 하나는 글쓰기에 관해 다른 기자들과 함께 낸 공저이며 다른 둘은 에세이라는 이름의 허섭스레기와 같은 글을 모은 책이다. 1974년부터 기자로 일한 지 올해로 40년이 넘고 기명칼럼을 쓴 지도 10년 이상 됐지만, 신문에 쓴 칼럼을 모아 책을 낼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 학자의 논문과 달리 언론인의 칼럼은 시류를 다룬 글이어서 생명력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퇴직한 지 17년이 나 된 선배가 신문에 썼던 글을 모아 최근에 다시 책을 냈다. 그분은 그동안 자신이 지적한 문제가 개선되거나 달라진 게 없어 오래전에 쓴 것이지만 글이 유효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책의 부제도 ‘반복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개선책’이다.
그런 생각에 겨우 기대어 나도 신문 칼럼을 묶어서 책을 내기로 했다. 책을 내는 게 공해를 가중시키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끝내 사양하는 분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까지는 심지가 굳지 못한 사람이다.
하지만 여기에 실은 글이 다 유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러는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눈에 띌지 모르나 근본적으로는 개인의 기록용 앨범에 그칠 수도 있다고 본다. 내가 지금도 알지 못하는 사실관계의 오류도 있을 수 있다.
책을 내느라 공과 품을 들인 한국일보 이준희 사장님과 정보자료팀의 최종욱 팀장님, 현상원 기획위원님, 박서영 기자, 그리고 윤여진 인턴기자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내 책이 이런 분들의 성실한 노력에 부끄럽지 않은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