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잘 자라고 말할 때
갑작스레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한 여성의 복잡하고 솔직한 애도 일기!
2018년 조용한 돌풍을 일으킨 카롤리나 세테르발의 자전적 소설 『당신에게 잘 자라고 말할 때』. 서른여섯의 카롤리나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이 비극이 있기 전까지, 대도시에서 직장을 다니고 연애를 하고 막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에 들어간 평범한 여성이었다. 최근 들어 남편과 소원해지긴 했어도 남편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남편이 죽은 날 시작하는 이 작품은 그 비극적 사건 이후 묵직하게 흘러가는 깊은 애도의 서사와, 두 사람이 첫눈에 반한 과거부터 사별하기까지의 롤러코스터 같은 연애 서사를 촘촘하게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3개월 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던 카롤리나는 어느 오후 남편 악셀로부터 “내가 죽으면”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한 통 받는다. 자신이 갑자기 죽게 될 경우 알아야 할 정보를 적은 간결한 이메일이었다.
카롤리나는 처음엔 어리둥절하다가, 문득 걱정스러워지다가, 결국엔 짜증이 난다. 그답다고, 직설적이고 무심하고 강박적일 정도로 현실적인 그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몇 개월 뒤 아침, 악셀은 정말로 눈을 뜨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그의 심장은 멎어 있었고, 원인은 자연사였다. 8개월 된 아기를 안은 채로 침대 옆에 선 카롤리나는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간밤에 서먹하게 나눈 마지막 인사, 최근 육아로 힘겨워하며 말없이 보냈던 날들, 처음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던 그리운 과거의 시간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거대한 회한과 슬픔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