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지루한 일상, 우연히 주어진 스파이 미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파리 뒷골목 그림자 속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 미스터리 이야기!
프랑스 파리, 바티뇰 대로 73번지에는 작은 식료품 가게가 있다. 관광객들은 대개 이곳을 ‘아랍인 가게’라고 부른다. 주인인 만체보가 아랍계인 까닭이다. 그는 이 별칭을 좋아하지 않지만 입을 꾹 다물고 만다. 어차피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하루를 보람차게 일하고 나면 위층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저녁식사가 준비되었다는 신호다.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지만 만체보는 만족스럽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튀니지를 떠나온 30년전의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비오는 밤, 셔터가 내려진 가게 문을 절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거지로 문을 열게 한 손님은 온통 검정 옷을 입은 처음 보는 여자. 자신을 ‘캣’이라 소개한 그녀는 상당한 돈을 약속하며 만체보에게 이상한 일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