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시대를 계승한 정조의 인간상 - 영조 시대의 조선 19
영조는 극으로 치닫는 당파 간의 대립을 제어하기 위해 탕평책을 구사하였고, 균역법과 청계천 준설 등 소민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였다. 영조가 만들어 낸 18세기의 조선은 개혁과 화합, 민본과 애민의 시대였고, 뒷날 정조 시대를 꽃피우는 값진 유산이 되었다. 정조는 사소한 행동규범으로부터 중요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영조를 충실히 계승하면서 조선 사회를 이끌어 갔다. 그런 점에서 정조는 영조 대를 정리하고 새 시대를 준비한 국왕이었다.
정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다양한 문화적 성과를 낸 정조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다른 편에서는 세도정치의 빌미를 제공한 그의 한계를 지적한다. 두 평가 사이의 간극은 상당히 큰 편이다. 18세기 후반이라는 시대의 무게감이 간극을 더 벌렸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정조와 그의 시대를 꼼꼼하게 들여다봄으로써 그 간극을 메우고 있다.
정조는 집권하면서부터 자신의 목표는 오로지 영조가 백성을 위하였던 지극한 뜻을 이어받는 데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좀처럼 언로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신료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였다. 신료들뿐만 아니라 관직이 없는 일반 사인(士人)들과의 교감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런 정조의 국왕으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살펴보고, 정조의 인간적 면모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