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유쾌한 명상
삶의 유한함이 전하는 지혜와 위안
《죽음에 관한 유쾌한 명상》은 제목 그대로 우리를 흥미롭고 즐거운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원래 죽음은 유쾌하기는커녕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그만큼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한계까지 자극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놀랍도록 풍성하다. 죽는다는 게 대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죽음 이후에도 내 존재가 계속될 수 있을까? 한정된 삶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우리 생명보다 가치 있는 것이 있을까?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인류는 과학, 철학, 문학, 종교 등 모든 지적 수단을 총동원해왔다. 어찌 보면 인간이 쌓아온 문명이란 게 전부 죽음과 승부한 결과물이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성인과 과학자, 철학자 등 수많은 사람이 죽음 앞에서 무수한 답과 질문을 남겼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겸손한 시선과 위트 있는 터치로 펼쳐놓는다.
소설가 김영현은 1984년 《창비신작소설집》에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로 등단한 이후 《해남 가는 길》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인간에 대한 애정과 낭만을 놓지 않으면서도 삶의 굴곡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품으로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는 동서고금의 역사와 철학을 망라하는 풍부한 지식과 소설가 특유의 세심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바탕으로, 생의 마지막이라는 소재를 경쾌하고도 편안하게 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