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여자 (세계문학희곡전집 시리즈)
무대는 관리의 그리 크지 않은 집으로 객실이다. 정면에 현관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서재로 통하는 문. 왼쪽으로 두개의 창문과 정원으로 통하는 문이 나있다. 왼쪽 구석으로 낮은 간막이가 놓였는데 그 앞으로 소파와 두개의 의자, 작은 탁자와 수틀이 놓여있다. 오른쪽에 조금 뒤쪽으로 작은 포르테피아노가 있고 그 앞에 역시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1장
다리야 이바노브나가 수틀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그녀는 아주 수수하게 차려입은 것 같지만 취향이 엿보이는 차림새이다. 소파에는 미샤가 앉아있다. 그는 단정한 자세로 작은 책을 읽고 있다.
다리야 이바노브나 : (수를 놓느라 눈을 들지 않는채로) 미샤!
미샤 : (책을 내리며) 예. 말씀하십시오.
다리야 이바노브나 : 너.... 뽀뽀프 씨넬 다녀왔니?
미샤 : 예. 다녀왔습니다.
다리야 이바노브나 : 무슨 얘길 하시든?
미샤 : 필요한 대로 보내시겠다구요. 적포도주를 일부러 물어봤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구요.
(잠시) 다리야 이바노브나, 혹시 누굴 기다리고 계시는 거 아닙니까?
다리야 이바노브나 : 기다리고 있지.
미샤 : (다시 입을 다물다가) 누군지 가르쳐 주실 수 있어요?
다리야 이바노브나 : 호기심이 많구나. 네가 떠들고 다니지만 않는다면 누굴 기다리는지 말해
줄 수 있지. 류빈 백작이라는 사람이야.
미샤 : 아, 그 얼마 전에 명명일에 맞춰서 고향에 돌아온 부자 신사분 말씀인가요?
다리야 이바노브나 : 그 사람이야.
미샤 : 분명히 오늘 그 분을 꿀레쉬낀네 선술집에서 기다릴 거예요. 근데 그분하곤 구면이신가
요?
다리야 이바노브나 : 지금은, 아냐.
미샤 : 아! 그러니까 전엔 그러셨단 말씀이군요.
다리야 이바노브나 : 날 의심이라도 하는 게냐?
미샤 : (입을 다문다) 아뇨, 내가 바보같은 소릴 했군요. 그 분은 아줌마의 양육자인 까떼리나
드미뜨리예브나의 아들이 분명할 텐데요.
다리야 이바노브나 :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그래, 내 은인의 아들이지. (무대 뒤에서 스뚜뻰
지예프의 목소리가 들린다 “얘길 안 했어? 어째서 얘길 안 했단 말야?”) 저건 무슨 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