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을 위하여 (세계문학희곡전집)
[짐] 담배 어디 두셨지요?
[켈러] 아마 저 테이블에 두었나보네. (짐은 천천히 정자로 가서 담배 쌈지를 찾아 거기 앉아서 담뱃대에 넣는다) 비가 오려나 보군.
[짐] 신문에 났읍니까?
[켈러] 응 바로 여기.
[짐] 그렇다면 비가 올 리가 없읍죠. (프랭크. 루비가 오른쪽으로부터 포푸라 사이로 들어온다. 그는 32세이나 벌써 이마가 벗겨졌다. 명랑하고 고집도 센 사람이지만 자기자신의 배짱을 끝까지 주장하지 못하는 축이기도 하다. 화가 날때면 신경질적이나 역시 항상 명랑하고 친절하려고 애를 쓴다. 그는 별로 볼일은 없는 듯이 거드렁 거드렁 걸어 들어온다. 그는 정자안의 짐을 못 본다. 켈러와 인사를 나누는 동안 짐 또한 그를 올려다 보지도 않는다.)
[프랭크] 진지 잡수셨읍니까?
[켈러] 아 프랭크 무슨 일이 있나?
[프랭크] 아니요. 아침먹고 그저 오는 길입니다. (하늘을 쳐다 보더니) 참 맑군요. 구름 한점 없이.
[켈러] (따라 올려다 보며) 참 좋군.
[프랭크] 일요일 쯤은 으레 애래야 하는거죠.
[켈러] (자기 옆자리를 가리키며) 신문 보겠나?
[프랭크] 볼 재미가 있어야죠. 밤낮 그런 뉴스뿐인걸요. 오늘사고는 무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