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그물 - 청호 스님 에세이
아무쪼록 금생의 학습을 잊지 않아야 할 텐데.
그러면 다음 생에는 어떤 어려움의 소용돌이 속에 서 있더라도
애당초 내 탓임을 알아 고통에 시달리지는 않으리라.
작가의 말
요즈음 사람들은 스트레스, 트라우마, 힐링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누구나 스스로와 부대끼고, 나를 둘러싼 주위의 사람이나 사물을 포함한 환경과 부대낍니다. 그 부대낌에서 스트레스가 만들어지고 트라우마가 남게 됩니다.
세네카는 네로황제의 스승이었다고도 하는데 ‘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고 했다 합니다. 매우 공감했습니다.
누구나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는 경계를 만나고, 그때마다 이 세 단계를 거치다 보면 삶을 배우는데 일생이 걸린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살아야 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어 있음’이나, 관조, 어려서부터 들어온 반성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읽어보라는 가르침입니다.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힐링으로 바뀔 수 있는 것 역시 스스로의 마음을 보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쓰는 글은 스스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애썼던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 연못을 만드느라 마당을 파고 있었습니다. 땅속에서 어른의 허리까지 오는 반으로 자른 타원형의 돌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 있었다는 돌 옴파로스가 떠올랐습니다. 옴파로스는 세계의 중심 혹은 세계의 배꼽이라는 뜻입니다. 내게 세계의 중심은 내가 앉아 있는 바로 이 자리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될 모든 세계의 중심이시여. 제 글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물결이 되어 다가가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삼라만상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