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엄마, 합의합시다

엄마, 합의합시다

저자
엄상익
출판사
나남출판사
출판일
2002-08-27
등록일
2002-08-2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47KB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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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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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빛바랜 초록색 가죽가방을 들고 오늘도 나는 여러 법정을 찾아다닌다. 재판이 없는 날엔 이 구치소에서 저 구치소로 시계추처럼 넘나든다. 직업상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고통과 분노 그리고 증오로 얼룩진 얼굴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주로 보는 광경은 죄상(罪狀)을 캐고 또 그에 대한 단죄(斷罪)를 하는 재판장면이다. 어떤 때는 예전의 서울역 3등 대합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삐걱거리는 나무의자에 방청객들과 앉아 재판광경을 보기도 한다. 그럴 때면, 서로의 이해가 엇갈린, 상반된 생각과 욕망들이 쏟아낸 무수한 언어들이 마치 양쪽 진지에서 쏘아댄 무수한 포탄들처럼 허공에서 교차되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종종 황혼 무렵 페인트 칠이 벗겨진 구치소의 철문을 나오다가 수감자들의 식은 밥과 미지근한 국을 싣고 가는 수레와 마주친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돈 없고 못 살아도 그저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게를 가운데 놓고 온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행복이란 걸 여기 들어와서야 알았어요 하는 어느 수감자의 말을 떠올리곤 한다. 흰색은 검은색의 대비를 통해 더욱 희게 보이듯 나는 등 뒤에서 철컹 소리를 내며 굳게 닫히는 구치소 문을 나오며 내가 마시는 자유로운 공기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대화 한마디...


오늘도 여러 법정과 구치소를 드나든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는 삶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오는 애절한 숨소리를 듣고, 포장되지 않은 그런 것들을 나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그래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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