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의 공황장애탈출기
젊은 여성의 공황장애 극복기
프랑스의 젊은 여성 만화가 올리비아 아지몽이 직접 체험한 공황장애의 발병과 치료 과정을 유머러스한 만화로 그리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해설을 덧붙였다. 고려의료원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불안장애 전문가인 윤호경 박사의 상세한 해설도 실렸다. 최대치로 말할 때 우리나라 국민 25명 중 한 명이 앓게 된다는 공황장애. 이 고통스러운 질병의 발병 원인, 치료의 종류와 방법, 예후, 그리고 특히 유의할 점을 재미있고 자세하게 소개했다.
은밀한, 그러나 심각한 질병 공황장애
김장훈, 김하늘, 이경규, 차태현, 정형돈, 양현석, 낸시랭, 임미숙… 우리가 익히 아는 연예인들의 명단이 길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공황장애를 겪었거나 겪고 있다는 것. 대중이 주목하는 연예인이기에 널리 알려졌을 뿐, 지금 이 순간에도 공황장애로 끔찍한 고통을 겪는 사람의 숫자는 일반의 예상을 초월한다. 국민건강관리공단의 발표로는 지난 5년 사이 공황장애 발병률은 10.7퍼센트 증가했으며 2011년 공식적으로 집계된 환자 수는 5만 8,511명이다. 그러나 자신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공황장애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고, 설령 안다고 해도 자신이 ‘정신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거나 밝히기를 꺼리는 사람이 대부분이기에 이 숫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더욱이 모든 전문가가 입을 모아 말하듯, 공황장애는 우울증,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인격장애 등 다른 질병을 동반하는 확률이 90퍼센트에 이른다. 바로 이런 점들이 이 은밀하지만 심각한 이 질병을 개인 차원에만 맡겨둘 수 없는 이유다.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어서 50명 중 한 명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오죽하면 이 책의 저자 아지몽은 책의 끝 부분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싣고 ‘이 병을 국가의 중대 사태’로 선포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을까! 프랑스뿐 아니라, 대부분 선진국에서 많은 국민이 시달리는 공황장애는 이제 세계적 질병이 되었다.
아지몽의 실화, 공황장애 극복기
직업이 있는 나이 서른의 활력적인 여성. 건장한 남편과 딸 둘. 고양이 한 마리. 방 세 개짜리 단독주택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던 아지몽은 휴일에 두 딸을 데리고 공원에 가려고 탔던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공황발작을 일으킨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며, 숨이 막혀 똑 죽을 것만 같은 공포와 고통을 경험한다. 간신히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려니 하면서 친구들이 알려준 허브 요법, 마사지 요법 등 미온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며 지낸다. 그리고 얼마 후에 어머니와 함께 대형 마트에 갔다가 광장공포증을 경험하고 다시 한 번 죽을 것 같은 괴로움을 느낀다. 결국, 어느 날 밤 갑자기 극심한 발작이 찾아와 병원에 실려가고 그때부터 시작된 치료는 거의 1년 가까이 계속된다. 그녀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특히 인지행동치료를 받으며 서서히 회복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이 경험을 통해 아지몽은 공황 장애의 원인과 증상, 치료 중에 찾아오는 결정적인 순간들, 인지행동치료, 회복 과정 등을 소개하고 아울러 공황장애서 치유되었어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발작에 대처하는 요령까지 상세히 들려준다. 그리고 결국 이 끔찍한 질병은 눈앞의 목표만 보고 달리면서 자신을 소홀히 한 사람들, 가슴에 깊은 고통을 묻어둔 채 그 고통과 직면하기를 회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임을 깨닫고 정서적으로도 새롭게 태어나는 자신을 발견한다.
공황장애에 관한 권위 있는 전문가들의 해설
공황장애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이미 널리 퍼진 질병이지만, 아직 그 정체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 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환자의 무의식에 숨겨졌던 과거의 정신적 창상이 공황장애로 발전한다든가, 성적 충동을 억제했을 때 공황발작이 일어난다는 등의 잘못된 인식이 그것이다. 또한, 공황장애에 약물치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투약을 거부하는 사람도 많다. 이 책에서 두 명의 전문가는 공황장애의 발병 원인에서부터 치료 방법, 치유 과정, 병의 예후 등에 이르기까지 쉽고도 정확한 설명을 제공한다. 크리스토프 앙드레 박사는 질병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설명에 주력한다면, 윤호경 박사는 자신이 치료한 환자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이 병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더욱이 책의 끝 부분에는 공황장애를 자가진단하는 방법도 실려 있어 혹시라도 이 병을 앓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독자가 있다면 제시된 항목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