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있기의 기술
“대단한 성공은 모르겠고
일단 ‘나’부터 구하고 봅시다”
우울과 슬픔이 맨틀까지 파고들 때
눕고, 먹고, 잠을 청하며 지상으로 복귀하는 법
그런 날이 있다. 해야 할 일은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데, 침대 밖으로 꼼짝도 할 수 없는 날. 하루 종일 누워서 핸드폰만 하다가 저녁이 되면 “남들은 다 ‘갓생’ 사는데, 나는 왜 이럴까?” 하며 자괴감에 빠지는 날. 타인과 비교할수록 초라해지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도리어 자책으로 돌아오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온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사는 법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다시 움직일 힘이 생길 때까지 나를 돌보는 작고 소소한 회복법이 필요하다. 삼시 세끼 밥을 챙겨 먹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며, 때로는 모든 것을 미뤄둔 채 마음껏 누워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워 있기의 기술》은 삶의 수많은 굴곡 앞에서 몇 번이고 주저앉다가도 다시 일어서온 만화가 미역의효능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써 내려간 에세이다. 오랜 시간 X(트위터)에서 평범한 일상을 시니컬하면서도 다정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수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어온 미역의효능. 이번 책에는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만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쓴 에세이와 단행본에서 처음 선보이는 미공개 만화까지 함께 담았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도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마음이 바닥까지 가라앉는 순간들을 겪어온 저자는 자신을 몰아붙이는 대신 잘 돌보며 삶을 지켜내는 법을 하나씩 터득해 왔다. 이 책은 그렇게 내일 당장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보다 나를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무사히 건너는 법을 이야기한다.
“잘 사는 건 여전히 서툴러도,
잘 살아나는 사람은 될 수 있으니까”
때때로 마음이 꺾이는 순간
나를 구하는 작고 소소한 회복의 기술
미역의효능은 데뷔작 〈아 지갑놓고나왔다〉로 ‘부천만화대상’과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차기작 〈닭은 의외로 위대하다〉로 ‘올해의 여성만화가작품상’을 수상한 10년 차 만화가이다. 이력을 보면 단단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걸어왔을 것 같지만, 그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한’ 작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상담실에서 “제 만화는 너무 구려요”라며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다른 유명 만화가와 비교하는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는다. 그러면서도 “나는 왠지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낙관을 품고 계속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결혼하라는 주변의 말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양을 선택하고, 남편 대신 직접 운전할 차를 구해 생활 반경을 넓혀간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순간도, 자기 비하에 빠져 허우적거린 시간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건조하면서도 따뜻한 유머로 실패와 불안에 너무 오래 붙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방식을 보여준다. “나는 바보다!”라는 생각에 “닥쳐라. 나는 항상 옳다ㅋ”라고 받아치고,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억지로 일어서기보다 일단 잘 누워 있기를 택한다. 그러다 다시 몸을 일으킬 만한 힘이 생기면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자기 삶으로 돌아간다. 물결에 이리저리 흔들려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미역처럼, 자기만의 탄성과 유연함으로 삶을 통과해 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픽 웃으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미역의효능식’ 위로를 건넨다.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느껴지는 날, 이 책을 한 번 펼쳐보자. 나 자신에게 유독 가혹했던 마음을 돌아보고, 아픈 몸과 삐걱거리는 삶을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행복의 정의를 좇는 대신 나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휘청이는 날에도 나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하나쯤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