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저자
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출판사
흐름출판
출판일
2026-01-29
등록일
2026-05-12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8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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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질투하고, 시기하고, 미워하고, 탐하고…
내 안의 타락천사가 사라지지 않는 과학적 이유

악의 마음은 우리의 유전자, 창자, 뇌 속에
켜켜이 박혀 있었다!

우리를 영원히 유혹하는 나쁜 감정들의 신경학적 기원


런던에 사는 30대 후반인 제임스는 몸무게가 230킬로그램을 육박했다. 한번은 샤워 칸막이 안으로 넘어졌다가 몸을 가누지 못해 사흘 동안 갇혀 있었다. 당시 제임스는 허파가 몸에 눌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심장도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의 담당 의사였던 레슈차이너가 채혈을 위해 살을 헤집어보았지만 살이 워낙 두툼해 정맥을 찾을 수 없었다. 제임스의 피부에는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해 곳곳에 욕창이 생겼고, 사이사이에 습기가 차 곰팡이가 퍼져 있는 곳도 발견되었다.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해 샤워실에 낀 이 남자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리가 제임스를 마주했다면 ‘자제력이 부족하다’거나 ‘게으르다’고 평가했을 것이다. 레슈차이너 역시 당시 그를 한심하게 보았다고 고백한다. “비만, 즉 탐식은 게으름을 보여주며, 이는 곧 도덕적 실패, 자제력 부족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견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레슈차이너는 실제 환자들을 만나면서 ‘탐식’을 비롯한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을 다른 관점으로 보기 시작한다. 심리적, 도덕적 요인과 상관없이, 우리의 유전자와 창자, 뇌 깊숙한 곳에서 유래하는 감정들이 있었다. 그는 도덕이나 종교에 등장하는 일곱 가지 대죄, 즉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을 진화론적, 신경학적, 심리학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그의 연구는, 교만은 자기 인식 회로의 손상에서, 분노는 위협 감지 시스템의 과활성에서, 나태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동기와 보상 회로의 붕괴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그 통찰의 결과물이다.

인류의 죄악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사라지지 않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전복시키는 매혹적인 탐구


왜 하필 인간의 어두운 감정을 들여다보기로 했을까. 여기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사연이 있다. 그의 할아버지는 1938년 수정의 밤(11월 9~10일 나치가 독일 전역에서 유대인 상점을 부수고 약탈한 사건) 때 부헨발트강제수용소로 잡혀 들어갔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할아버지는 파시즘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 뒤 인류를 향한 믿음이 산산조각 났고, 이후로는 가족만을 위해 살았다. 저자 집안의 역사 안에 타인을 향한 질투, 천연자원을 향한 탐욕, 노골적이면서 냉혹한 공격성, 교만 또는 파시스트 독재자의 오만함이 켜켜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는 저자 집안만의 특수한 이야기는 아니다. 인류의 잔혹함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시대든 늘 있어왔다. 그는 인류의 죄악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사라지지 않는지 질문한다.

이후 레슈차이너는 신경과 전문의로서 수십 년간 뇌에 이상 증후가 생긴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게 된다. 앞서 살펴본 제임스의 사례뿐 아니라, 비정기적인 발작 이후 분노에 사로잡혀 손에 잡히는 대로 부수는 숀, 뇌종양이 생긴 후 남편이 자신을 독살하고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운다고 믿게 된 여성, 전쟁에서 뇌에 총상을 입은 뒤 성적 자극과 섹스에 집착하게 된 군인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수십 명 환자의 사례를, 그들을 대표하는 감정을 중심으로 살핀다.

어떤 이는 창자가 터지기 직전까지 음식을 먹었고, 또 다른 이는 분노나 질투, 교만, 욕정 등에 사로잡혀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 오기도 했다. 모두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멀쩡했던 사람들이다. 레슈차이너는 그들의 문제를 치료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들의 감정 자체를 이해하려 한다. 그의 연구는 우리가 감정을 보다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무엇이 도덕적 실패이고, 무엇이 뇌의 취약성인지 구분할 수 있게 한다.

나쁜 감정은 결코 나쁘지 않다
수천 년간 인류와 공존한 부정적 감정의 과학


‘죄를 도덕적 관점만이 아닌 뇌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몹쓸 행동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을 불러올 수 있다. 범죄자들이 형량을 감하기 위해 ‘심신 미약’을 증거로 내놓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감정은 뇌 탓이니 누구에게도 죄를 물을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제안하는 것은, 도덕적 잣대뿐 아니라 환자가 실제 아픈 상태인지, 즉 뇌를 고칠 수 있는 문제인지 여부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단이 틀리면 해결 방법도 틀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일곱 가지 부정적인 감정은 맞다/틀리다로 나뉘는 문제가 아니라, 0과 1 사이 기나긴 스펙트럼 어딘가에 놓여 있다. 예컨대 현대 사회에서 탐식이나 나태는 일종의 질병처럼 취급되지만, 인류의 진화와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감정 중에 하나였다. 시대가 바뀌었을 뿐, 감정의 역할은 그대로다. 그러니 우리는 정상/비정상을 가르는 경계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재점검해야 한다.

또한 어떤 감정이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만약 일곱 가지 대죄가 인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나쁜’ 감정들이었다면 진화 과정에서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부상이나 질병 시 ‘나태’를 부리는 게 유리할 수 있고, 자기 보호를 위해 ‘분노’가 필요할 순간도 존재한다. ‘색욕’이 없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그의 연구는 우리에게 기분 좋은 혼란을 야기한다. 이 혼란은 우리를 좌절시키는 게 아닌 새로운 성찰로 이끌어나간다. 그간 이해하지 못한 타인을 이해하게 돕고, 누군가를 쉽게 낙인찍기 전에 한 번 더 멈춰 서서 판단하도록 하고, 자책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보다는 자신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도록 돕는다. 인류의 부정적인 면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도, 결국 인류를 긍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연구는 귀하다.

편집자 레터

가만히 있다가도 분노 버튼이 눌려 버럭 성질을 내거나,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샘하고 질투하거나,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식탐을 자제하지 못하거나, 너저분한 집에 누워 하루를 공친 사람을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른답지 못하군.’ 그럼에도 나 또한 때때로 그와 같은 하루를 보냈다. 조심하고 억눌러도 이내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는 ‘미친 감정’들이 있었다. 트리거 하나가 당겨진 날에는 어김없이 내 안에 사는 죄악의 감정들을 만났다. 누군가에게 날 선 감정을 드러낸 날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감정 하나 컨트롤하지 못하는’ 내가 실망스러워 고개를 떨궜다. ‘나 또한 어른답지 못하군.’

이 책을 편집하며 알았다. 나는, 내 감정은 잘못한 게 없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캐릭터인 불안이의 폭주가 결국 나를 위한 것이었듯이, 내 안의 미친 감정들은 나를 위해 나타났던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진짜 어른답다는 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이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하는 사람이다. 알면 이해하고,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다. 이제 나는 나를, 내 안의 괴물을 용서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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