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심 -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경이의 순간은 어떻게 내 삶을 일으키고 지탱해주는가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 〈소울〉 자문이 주목한 단 하나의 감정, 경외심!
“우리 삶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야 할 경외심이라는
장대한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능숙하게 독자들을 인도한다.”
〈인사이드 아웃〉 감독 피트 닥터 추천
★★★ 전미 베스트셀러 ★★★
★★★ 아마존 2023년 최고의 책 ★★★
★★★ 스티븐 핑커, 애덤 그랜트, 리베카 솔닛, 수전 케인 추천 ★★★
“당신이 알던 세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신비를 마주하고
경외심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나요?”
2019년 1월 어느 날,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동생의 아내였다. “최대한 빨리 이쪽으로 와주실래요?”
대커 켈트너와 장장 55년의 세월을 함께한 동생 롤프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고, 그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다.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가고 있는 동생을 지켜보며 대커 켈트너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롤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 기분은 어떨까? 죽는다는 것이 동생에겐 무슨 의미일까?’
곧이어 마음속 목소리가 말했다.
‘내가 경외심을 느끼고 있구나.’
20여 년 전만 해도 이러한 감정, 즉 경외심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가 조너선 하이트와 함께 경외심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의 도덕적·영적·미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논문을 쓰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후 대커 켈트너는 15년 이상 경외심을 과학적으로 연구해왔다. 《경외심》은 그 기나긴 여정의 정수만 모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심리학자들은 공포나 혐오처럼 인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감정만 연구했다. 그런데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며 우리가 어떻게 사회적 기본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진화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우리는 협력하고 공동체를 꾸리고 공유된 정체감을 강화하는 문화를 창조하는 능력 덕분에 지금껏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 모든 행동은 바로 경외심에 의해 촉발되고 확장된다. 대커 켈트너는 이 책에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경외심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선보인다. 경외심이 다양한 사회와 역사와 문화 속에서, 개인의 삶 속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우리 뇌와 신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일상 속 경외심의 경험을 쌓음으로써 어떻게 인간 본성 가운데 가장 인도적 측면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지 밝혀낸다.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여덟 가지 경이의 순간
그 순간이 당신의 인생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일으키고 지탱하며 구해줄 것이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소름 돋아본 적 있는가? 아이가 태어나며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껴본 적 있는가? 공연장에서 관객과 하나 되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집단 열광에 빠져본 적 있는가? 수백 년 된 예술 작품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경이에 휘감겨본 적 있는가?
이러한 감정들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가 바로 ‘경외심’이다. 경외심이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신비를 마주했을 때 경험하는 정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상 속에서, 언제 어디에서든 맞닥뜨릴 수 있는 정서이기도 하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만의 의미 있는 방식으로 경외심을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경외심을 더 많이 경험하면 할수록 행복하고 충만한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대커 켈트너는 경외심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삶의 여덟 가지 경이와 만났을 때’라고 설명한다. ① 타인의 용기, 친절, 정신력 또는 역경 극복 사례(심적인 아름다움) ② 군무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집단으로 움직이며 수많은 사람들과 하나 되는 경험(집단 열광) ③ 대자연 ④ 음악 ⑤ 예술과 시각디자인 ⑥ 영적이고 종교적인 신비체험 ⑦ 탄생과 죽음 ⑧ 위대한 통찰이나 깨달음. 이 여덟 가지 경이의 순간 가운데 자신을 거쳐간 경험을 떠올려보자. 언제 어디서 경외심을 겪어보았는가? 그 순간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그 경험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끊임없이 일상에서 경외심을 찾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한층 더 나아지고 윤택해질 것이다.
왜 경외심인가? 멀게는 아주 오래전 인류가 고도로 사회적인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경외심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통해 타인과 협력한 개체들이 위협이나 미지의 대상과 맞닥뜨렸을 때 무사히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또 가깝게는 경외심이 우리 몸을 더 건강하게 해주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 기쁨을 느끼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공동체를 형성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21쪽)
또 한 가지, 경외심을 일으킨 대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사건처럼 특수한 한두 사례를 제외하면 돈은 경외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경외심을 이야기할 때 어느 누구도 노트북, 페이스북, 애플워치, 스마트폰 관련 경험을 거론하지 않았다. 신상 나이키 제품, 테슬라, 구찌 가방, 몽블랑 펜 같은 소비 경험을 이야기한 사람도 없었다. 다시 말해 경외심은 물질주의, 돈, 소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처럼 세속적인 세계와는 분리된, 세속적인 것들을 뛰어넘는 영역에서 일어난다.
“경외심 안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_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경외심을 모든 삶의 생명력으로 자리 잡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현실적이고 섬세한 안내서
이 책에서 나누어볼 경외심 이야기는 총 네 가지로 구분된다. 1부에서는 경외심의 과학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경외심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상황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는지, 두려움이나 미적인 감각과는 어떻게 다른지, 일상에서 우리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를 고찰한다(1장). 이어 경외심이 우리 자의식, 사고방식, 세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2장). 그러고 나서는 과거로 돌아가 진화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본질적인 물음을 던진다. 어째서 인간은 경외심을 느낄까? 제인 구달은 침팬지도 경외심을 느낄 수 있으며, 정확한 표현을 인용하자면 자신 외 대상에 감탄할 줄 아는 능력을 바탕으로 어떤 영적인 감각을 지녔다고 믿었다. 대커 켈트너는 바로 이러한 수수께끼에서 영감을 얻어, 오싹해지고 눈물이 맺히며 눈과 입이 떡 벌어지고 무의식적으로 이야나 우와 하고 탄성을 내뱉게 되는 반사적인 반응이 인류 진화 과정 중 어디에서 비롯했는지, 또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경외심의 근본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 알아본다(3장).
2부에서는 개인 체험담으로 넘어간다. 타인이 보여준 심적인 아름다움이 지닌 초월적인 힘, 그 힘이 교도소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도서관 혹은 병원처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에서 얼마나 중요한가에 관한 이야기(4장). 무아지경에 이른 군무, 프로농구 경기장에서 하는 단체 응원, 일상에서 경험하는 인파의 집단 움직임처럼 수많은 사람과 하나 될 때 느껴지는 집단 열광에 관한 이야기(5장). 그리고 대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과 그 힘이 전쟁, 외로움, 빈곤이 남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6장).
3부에서는 지금까지 인류 문화가 어떻게 경외심을 다양한 형태로 담아냈는지 논한다. 구체적으로 경외심이 음악(7장), 시각예술(8장), 종교와 영성(9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4부는 상실과 트라우마를 겪었을 때, 나아가 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삶의 불확실성 및 미지와 마주했을 때 이를 딛고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데 경외심이 어떤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심도 있게 다룬다. 우리가 삶과 죽음, 각종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생명 순환 속에서 씨름할 때 경외심이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10장), 존재 의미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에게 경외심이 어떻게 삶의 여덟 가지 경이를 통해 커다란 통찰을 안겨주는지(11장)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동생 롤프를 떠나보낸 뒤 처음으로 맞이한 여름, 대커 켈트너는 동생이 곁에 있다고 느끼고 싶은 마음에 높은 산에 여러 번 올랐다. 그중 첫 번째가 몽블랑산 둘레길을 따라 오르는 160킬로미터 길이 코스였다. 등산길을 오르며 대커 켈트너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경외심이 차올랐다.
매일 등산길에 우리는 시시각각으로 산을 온통 뒤덮었다 물러갔다 하는 구름과 빠르게 이동하는 안개 너머 몽블랑산을 매번 다른 각도에서 스쳐보는 한편, 녹색 골짜기를 거닐고 울퉁불퉁한 바위투성이 길을 오르며 워즈워스가 말한 “아침 햇살”을 목격하고 알프스산맥의 “끝없는 변천”에 경외심을 느꼈다. 몽블랑산은 한순간도 똑같지 않았다. 하루는 구름 장막이 짙게 드리웠다. 다음 날이면 밝은 빛을 받아 미색으로 빛났다. 대부분은 능선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다른 때에는 거대하게 우뚝 서서 보는 이를 얼어붙게 하는 위용을 보였다. 나는 그 “전체” 앞에서 내가 투명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산의 녹색이 내 몸 안으로 스며들어 산과 하나 되는 느낌을 경험했다. 그 태평한 공기가 정말로 내 자의식을 무한하고 투명한 공간 속으로 충천하게 했다. 롤프가 알프스산 골짜기들 사이로 퍼져 나가 봉우리들을 감싸는 공기에 섞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221쪽)
인류 역사상 가장 분열되고 파편화된 지금, 온갖 위기로 사람들이 위태로워진 현재, 우리에게는 경외심이 간절히 필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이성을 벼리고, 위대한 관념과 새로운 통찰에 귀 기울이고, 면역계 염증 반응을 줄이고, 몸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감정이 다름 아닌 경외심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주변에 나누고 견고한 관계망을 구축하며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사회에 이로운 행동을 하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감정도 경외심이다.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예술, 음악, 종교의 창작 활동에 영감을 주는 감정 역시 경외심이다. 《경외심》은 경외심 연구의 선구자 대커 켈트너의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하면 우리 삶을 지탱하는 생명력으로 경외심을 자리 잡게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현실적이고도 섬세한 안내서다. 이 책을 찬찬히, 느릿느릿 읽어나가며 일상 속 경이의 순간을 찾아보고 경외심의 길로 다가가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