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외로웠다
이정하의 사랑 시를 모은 시집. 2년 만에 나오는 이정하의 이번 시집은 고약한 사랑의 열병을 알아본 사람이라면 분명 가슴에 사무칠 만하다. 한 편 한 편 사랑의 아픔이 담기지 않은 시가 없다. 오직 사랑이라는 이야기에만 집중을 한 이 시집은 사랑의 기쁨, 사랑의 아픔, 이별의 순간, 그리움, 체념 등의 사랑에 감정에 충실하고 있다.
시인은 시를 노래하며 사랑의 감정에 아주 솔직한 모습을 내보이고 있다. 그대 생각 때문에 숨쉬는 것조차 잊을 것 같아 걱정을 하기도 하며 기쁨을 내비치기도 하고, 살고 있지만 죽는 것과 같다며 아픔을 호소하기도 한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결국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라며 외로움을 표하기도 한다. 한번 떠난 것들은 다시는 오지 않는다며, 공연히 전화기를 바라보는 독자에게 이야기하기도 하며, 그대를 생각하는 것이 마치 도둑고양이가 된 것처럼 심약해지고 움츠러들며 절망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그대의 짐이라며 자신을 한탄하며 외로움 속에 밤을 지새기도 한다. 또한 시인은 사랑의 화신이 되기도 한다. 자신을 온몸을 다 태워 어떤 것에 당도해가는 유성이라고 비유하기도 하며,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그대에게 당도하기를 갈망하는 노래를 한다.
시인은 계속하여 그대와 자신 사이의 감정의 흐름을 어느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다. 그만큼 사랑하는 이들의 감정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고귀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시인은 연인들이 사랑을 하는 행위를 하나의 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다고 노래한다. 그 한 송이의 꽃이 아주 필연적으로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자신의 온몸을 틔워내는 것이고 그렇기에 아주 소중한 것이듯, 우리가 하는 사랑 역시 무수한 역경이 내제되어 있는 전 우주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