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장어 - 길예하 소설집
은빛 수족관 안에 적갈색 금빛 장어가 몸은 U자형으로 둥그렇게 말고 꿈꾸듯 떠 있다. 장어가 몸을 둥그렇게 말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자석에 끌리듯 수족관 앞으로 다가선다. 푸른색 바탕의 수족관 거울에 더벅머리의 구부정한 모습이 먼저 반사되어 보인다.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장어를 넋을 잃고 쳐다봤다. 가까이에서 보니 장어의 입 주변은 갈래갈래 찢겨진 빨간색 술이 달려 있었고, 까만 눈동자는 검은 물빛처럼 투명하게 빛났다. 나는 좀 더 굽은 등을 펴듯 몸을 일으켜 수족관 앞에 다가갔다. 비린내가 훅 코 끝을 찔렀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