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인간들
백작이 괴물을 키우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백작은 그 소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소문이 퍼져나가게 내버려두었다. 세금을 받을 날이 오면 언제나 같이 내려오는 아기 담는 수레도 그대로였다. 농노들은 양수를 닦지도 않은 채, 탯줄이 너덜거리는 아이를 수레 안에 집어넣었다.
아이를 바친 농노는 땅에서 나온 모든 소득을, 일년 농사 모두를 세금 없이 온전히 가질 수 있었다. 백작은 결코 강제하거나 약탈하지 않았다. 단지 수레를 내려보낼 뿐이었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어쨌건 뭔가 기존의 판타지와 다르기는 하군]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것이 칭찬이든 비판이었든 다르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글을 쓴 사람으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