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조우하는 서정처럼
임승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어둠과 조우하는 서정처럼』은 2016년 첫 시집 『장항읍』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귀한 결실이다. 첫 시집이 젊은 날의 방황과 장년의 고뇌를 담았다면, 이번 시집은 그 시간들을 건너온 시인이 도달한 맑은 해탈의 경지를 노래한다. 오랜 침묵 끝에 도착한 그의 시편들에는 깊은 사유와 함께 응축된 정서가 담겨 있다. 현대적 이미지 속에서도 전통 서정시의 결을 유지하는 그의 시는 독자에게 번뇌를 맑게 지우는 지우개처럼 다가온다. 어둠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속에서 길어 올린 서정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으로 일상에 지친 독자들에게 서늘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