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걸작의 비밀
작품을 둘러싼 다채롭고 입체적이며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
여행가이드북이나 박물관 소개 책자에는 소위 ‘꼭 봐야 할 걸작(명작)’으로 소개되는 미술작품들이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도대체 이 그림(조각, 사진)이 왜 그렇게 유명한 거지?”라고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저자는 이런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걸작은 그림의 질과는 관계없이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갑작스럽게 명성을 얻거나 잃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가의 명성, 독특한 생애, 유명인들의 코멘트, 진위 논쟁, 작품의 위치, 도난·경매가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 스캔들, 정치 사회적 역학이나 사건, 역사적인 배경 등 작품 자체보다는 외적 요인이 명성에 더 강력하게 작용하며, 때로는 여러 이유가 겹치기도 했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20편의 미술작품에 대해 이들이 유명해진 과정만이 아니라 명성을 잃게 된 서로 다른 과정들을 분석하고 있다. 걸작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너무나 다양하고 때론 어이없고 충격이며 놀랍기도 하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걸작의 비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진실을 이 책에서 속속들이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이 책을 지금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대학교 미술사학과장인 데니스 제로니무스는 추천사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업화의 시대, 점점 더 유명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문화의 시대에, 어떤 작품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떤 작품은 그러지 못하는, 독특하면서도 종종 이해하기 힘든 현상에 대한 신선한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대 스핑크스를 시작으로, 투탕카멘의 무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 [벨베데레의 아폴로], [사모트라케의 니케]를 거쳐,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라파엘로의 [시스티나 성모], 엘 그레코의[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리고 피카소의 [게르니카], 앤디 워홀의 수프 캔 그림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20편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작품에 대한 해설보다는 그 작품을 둘러싼 사회·정치·역사적 배경, 그것들간의 관련성, 대중의 취향과 속성 등 다채롭고 입체적이며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이 책이 작품해설서나 미술사 책이 아니라, 예술철학, 미술사회학 책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따라서 미술 전공자들은 물론이고 걸작이나 명작의 자격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