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산책
우리가 동양철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과거의 철학을 배워 과거의 삶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정신을 단련해 가는 것이다. 공자의 눈으로, 노자와 장자의 눈으로, 퇴계나 율곡의 눈으로 오늘을 보자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답이 다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사상가들로부터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그들의 눈을 통해 우리의 눈을 만드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책은 이 같은 관점을 15개의 장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제1장 ‘동양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동양철학에 대한 편견을 깨면서 동양적 사유체계의 고유한 특징과 동양철학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2장과 제3장에서는 유가사상의 핵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다움과 예 개념을 중심으로 공자의 사상을 살펴보고 공자가 추구한 이상적 인간상과 정치론에 대해 다루었다. 제4장에서는 그동안 비중 있게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인의 삶의 방식을 성찰하는 데 많은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양주의 사상에 대해 다루었다. 제5장과 제6장에서는 공자의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두 갈래의 사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성선설과 왕도정치론을 중심으로 맹자의 사상을 설명하고, 성악설과 예치론 및 심성수양론을 중심으로 순자의 사상을 설명하였다. 제7장에서는 도와 덕 개념을 중심으로 노자의 사상을 설명하고, 노자의 무위사상을 현실 정치와 관련하여 살펴보았다. 제8장에서는 노자와 더불어 도가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알려져 있는 장자의 사상을 『장자』 내편에 나타난 주제들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제9장에서는 송대 신유학의 집대성자인 주희의 사상을 시대적 배경과 철학사적 맥락 속에서 설명하고 그의 주요 개념들을 살펴보았으며, 제10장에서는 주자학에 이어 신유학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낸 왕양명의 사상을 주희의 사상과의 비교 속에서 설명하였다. 제11장과 제12장에서는 불교가 한국에 전래되어 독자적으로 발전해 간 양상을 신라의 원효와 고려의 지눌의 사상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제13장과 제14장에서는 조선시대의 사회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성리학을 발전시키고 성숙시키는 데 기여한 대표적 학자인 퇴계와 율곡의 사상에 대해 차례로 다루었다. 제15장에서는 조선 후기에 일어난 실학이 성리학과 다른 학문 이념과 방법론을 추구하면서 어떻게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사상적 가교 역할을 담당하였는지에 대해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