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의 악을 탐구하는 이승우의 실험적 소설
인간의 내면에 고여 있는 독과 사회에 퍼져 있는 독의 화학작용이
심연의 거대한 악의를 일깨운다!
20년 만에 원제를 되찾은 이승우 장편소설 『독』이 예담에서 재출간됐다. 이 작품은 현재는 폐간된 문학 계간지 《소설과 사상》에 ‘독’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고 1995년 『내 안에 또 누가 있나』로 출간됐던 소설이다. 대필작가 임순관의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독』은 청년 이승우가 악에 대해 야심차게 파고든 소설로, 인간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악이 나쁜 사회와 조응하여 어떻게 거대한 악의로 사람을 집어삼키는지 서늘하게 보여준다. 일련의 상징적인 사건들과 그로 인한 심리적인 변화 과정이 작가 특유의 필치로 집요하고 면밀하게 이어진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악의를 ‘독’으로 표현한다. 임순관은 의학적으로 진단되지는 않지만 내장부터 썩게 만들어 끝내는 죽게 할 독이 자기 내부에 고여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그리고 하루하루 들숨을 통해 육체에 축적됐다고 생각한 그 독의 근원이 사실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날숨으로 세상의 대기 속에 토해져 나온 독이 다시 자기 안으로 들어와 부글부글 끓으며 더 많은 독을 증식시킨다는 것을, 인간은 독을 생산하는 거대한 공장이며 세상은 그 독이 유통되는 거대한 시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제 인간의 독과 세상의 독은 닭과 달걀처럼 그 인과관계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긴밀하게 악영향을 주고받는다.
저자소개
1959년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출생하였으며,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중퇴하였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1991년 『세상 밖으로』로 제15회 이상문학상을, 1993년『생의 이면』으로 제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고, 2002년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로 제15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하여 형이상학적 탐구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2003년 『심인광고』로 제4회 이효석문학상을, 2007년 『전기수 이야기』로 현대문학상을, 2010년 『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생의 이면』,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유럽과 미국에 번역, 소개된 바 있고, 특히 그의 작품은 프랑스 문단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장편 『식물들의 사생활』이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폴리오 시리즈 목록에 오르기도 했는데, 폴리오 시리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고본으로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해 펴내고 있으며, 한국 소설로는 최초로 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소설집으로 『구평목씨의 바퀴벌레』, 『일식에 대하여』, 『미궁에 대한 추측』, 『목련공원』,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심인광고』 등이 있고, 장편소설 『에리직톤의 초상』, 『내 안에 또 누가 있다』,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그곳이 어디든』 등이 있다. 이 외에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살다』 등의 산문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