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다 먼저 배워야할 사내 인간관계
생존과 성공을 도모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관계와 처세의 기본
샐러리맨.
많은 사람들은 이 단어를 다소 측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피곤에 지친 퇴근 길, 억지로 술을 먹어야만 하는 회식자리,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상, 회사가 어려워지면 생계에 대한 절박한 고민을 해야 하는 숙명이 샐러리맨에 대한 이러한 측은한 시선을 구성하고 있다. 심지어 샐러리맨 스스로도 매일 아침 두르는 넥타이를 두고 ‘매인 몸’이라며 스스로 자조 섞인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샐러리맨의 삶이 정말 그렇게 괴롭고 피곤한 일이기만 한 것일까. ‘조직이 주는 장점들’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샐러리맨 생활이 주는 또 다른 장점들이 드러난다. 그것은 한마디로 ‘인큐베이팅 시스템 Incubating System’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은 직장을 통해서 일을 배우고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점점 더 높은 직책을 부여받으면서 매순간 자신의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으며 학습과 교육의 장도 지원받을 수 있다. 언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행복감을 물론이고 자신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을 꿈꾸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은 직장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직장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본인의 리더십을 길러갈 수 있으며 때로는 지구력과 인내력을 키울 수도 있는 것이다.
‘삼국지’는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지만, ‘초한지’는 다소 낯선 이름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초한지의 역사로 들어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불로초’를 찾아 헤맨 진시황제가 그 길의 초입이다. <초한지>는 그 진시황제가 세운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BC 221~BC 206)의 몰락에서부터 또다시 두 번째 통일국가인 ‘한나라’가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이 혼란한 시기에 유방과 항우를 핵심대결구도로 승리와 패배가 엇갈리고 역전과 반전이 뒤엉킨 전투의 장면들이 이어진다. 그 사이 전략가들의 모략과 장수들의 병법이 맞서 싸우며 또한, 속임수와 정공법을 오가는 수많은 전투들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천하를 차지하려는 이 과정에서 사나이들 간의 의리와 용기, 배신과 용서, 이합과 집산이 가장 본능적이고 직접적인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초한지>는 오늘날 생존을 건 사투를 하는 수많은 샐러리맨들에게 다양한 교훈을 줄 수 있는 훌륭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때로는 승리하기 위해,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계책과 지혜를 짜냈던 영웅들의 행적들은 오늘날 조직 내에서 성공과 생존을 목표로 하는 샐러리맨들에게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영웅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남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항우와 유방, 그리고 그들의 최고 참모였던 장자방과 범증과 같은 인물들이 형세와 변화를 진단하고 진격과 후퇴를 판단했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인물의 캐릭터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당신의 주변에 당신의 장자방이 있을 것이며, 범증, 번쾌, 소하와 같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을 것이다. 또한, 조고와 같이 부도덕한 상사도 있을 수 있고, 천년의 지혜를 가진 귀곡자와 같은 임원도 있지 않겠는가. 또 혹시 아는가. 당신이야 말로 평범한 신분에서 악전고투 끝에 황제가 될 유방과 같은 사람일지도.
드라마틱했던 항우와 유방의 치열했던 전투를 통해, 그리고 그곳에서 보여 지는 수많은 인간군상의 모습을 통해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지혜와 창의성이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