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강가의 숲을 감싸 안은 새벽안개가 침묵으로 그리움을 말합니다.
새벽에 흐르는 강가의 산책로를 걸으며 삶의 평화와 고요함과 안식을 느껴봅니다.
참 많이도 지나는 세월 동안, 무얼 그리 바쁘게 살아왔는지..
진정으로 나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왔었는지..
돌아다보니 정신없이 살아온 묵은 먼지들이 절망의 군더더기로 쌓여 나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인생의 여러 갈래 길 중에서 고독이 다닥다닥 붙어버린 문학의 외로운 삶을 선택하였으니 홍역 같은 통증이 어이 없었으리요!
하루 내내 울음을 울다가 혼곤한 잠이 들 때가 어이 없었으리요!
가을날의 투명한 햇살 속으로 아득한 미소가 또다시 홀로서기를 합니다.
문학은 뼛속까지 시린 한기를 느끼게 하는 홀로서기입니다.
문학은 어린 날 반짝이는 눈빛으로 찾아 헤매던 행운의 네잎클로버만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문학으로 인하여 나의 분노와 고달픔과 고독의 어혈을 풀어낼 수 있었으니 내가 죽을 때까지 내 것으로 가져갈 수 있는 가장 형편스러운 게 문학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씁니다.